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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업계 "종편에 기존 채널 뺏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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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업계 "종편에 기존 채널 뺏길판"

입력
2011.10.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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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종편)채널 사업자의 채널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군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기존 채널을 빼앗기는 등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병호 한국케이블TV협회 PP협의회장(재능TV 대표)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2월 1일 종편 개국을 앞두고 케이블방송사업자(SO)가 무리하게 종편 채널 배정을 밀어붙이면서 PP들이 기존 계약에도 불구하고 채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최악의 경우 탈락한 PP들이 SO나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나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종편 4개와 중소기업 홈쇼핑 1개 채널이 새로 진입하면서 그 수만큼 개별 PP가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PP는 십수년 간 방송했던 터전에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밀려날 수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PP협의회는 이날 개정작업 중인 방송법 시행령에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TV의 경우 SO가 운용하고 있는 70개 채널 중 20%인 최소 14개 가량을 개별 PP에 할당하도록 하는 개별PP 보호조항 신설을 요구했다.

현재 케이블 SO가 반드시 편성해야 하는 의무전송 채널은 17개로, 종편과 중소기업 홈쇼핑 채널 등 5개가 추가되면 22개로 늘어난다. 따라서 일부 PP는 아예 채널 배정을 받지 못해 하루 아침에 폐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서 회장은 "전체 의무 편성 채널 수를 기존대로 고정하고 그 안에서 어떤 채널을 포함할 지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와 종편 사업자들은 이달 중 채널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종편 사업자들이 지상파 채널들에 가까운 10번대 중후반에 연속으로 묶여 채널을 배정받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이 번호대에 있는 기존 PP들의 연쇄 번호 이동이 이어지면서 채널 체계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어렵게 채널을 지켜온 PP들은 종편의 무임승차로 인해 졸지에 불이익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채널 협상의 주도권을 쥔 SO들에게 대놓고 항의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SO들은 종편 사업자가 선정된 직후인 올해 초 채널 계약 때 사정에 따라 PP와 계약기간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을 두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전망도 어둡다.

주무 기관인 방통위는 종편의 채널 배정 문제에 드러내놓고 개입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편의 낮은 채널 배정을)양보하면 안 된다"고 언급하는 등 사실상 종편에 치우친 입장을 보여 갈등 조정은커녕 이를 더욱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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