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58)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집권 정의당(PJ) 소속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53.27%(75% 개표 상황)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차 투표에서 최고 득표자가 득표율 45%를 넘기거나, 40% 이상 득표에 차점자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낼 경우 2차 투표를 하지 않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 수준의 득표율을 개표 완료 때까지 유지할 경우, 1983년 대선에서 라울 알폰소 대통령이 얻은 51.7%보다 높아 역대 최고에 해당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여성으로는 남미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만큼 더 바랄 게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의회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때까지만 그의 재선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콩 수출 호조 등으로 경제가 순조롭게 전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은 9%로 예상된다. 포퓰리즘 비난을 무릅쓰고 가난한 사람에게 노트북컴퓨터를 무료 제공하는 등 사회보장 정책을 확대한 것도 승리에 일조했다. 페론주의로 부르는 친노동 무상복지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남편이자 전임 대통령인 네스토르 키르치네가 지난해 60세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대한 동정심이, 그를 제2의 에바 페론으로 비치게 해 표심을 자극했다.
남편의 임기(2003~2007년)까지 더할 경우 부부는 내리 12년을 집권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개헌을 통해 2015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2기 정부는 12월 10일 출범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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