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24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리 부총리는 이날 오후 늦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만찬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그렇게 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양국 지도자가 북중 전통의 우애와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고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들을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리 부총리는 24일 김영남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조(중북)친선은 오늘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강화 발전되고 있다”며 “북한 인민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보다 큰 성과를 이룩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면담에는 북한에서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영일 당 비서, 김성기 외무성 부상, 구본태 무역성 부상이, 중국 측에선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 천위안 국가개발은행 이사장, 류제이(劉結一) 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류톄난(劉鐵男)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등이 배석했다. 리 부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을 참관한 뒤 교육설비와 도서를 기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신화통신은 리 부총리가 앞서 23일 최영림 북한 내각 총리와 만나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6자회담 재개 의지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리 부총리는 “중국은 조선(북한)이 접촉과 대화라는 정확한 방향을 견지해나가고 있는 것을 지지한다”며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개선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지키는 것으로 관련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북중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양국이 ▦정부 주도 ▦기업 중심 ▦시장 원리 ▦상호 윈윈의 4대 기본 원칙을 토대로 실무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 총리는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해 전면적으로 9ㆍ19 공동성명을 실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것을 주장한다”며 “이는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리 부총리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하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전날 보도했으나 신화통신은 이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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