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48) 삼성 감독과 이만수(53) SK 감독 대행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라이벌이다.
류 감독은 경북고 시절부터 아마추어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고, 이 대행은 지역 라이벌인 대구상고(현 상원고)에서 4번 타자로 맹활약했다. 둘은 5년이라는 나이 차이 때문에 직접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지만 지금도 각각의 모교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대구가 낳은 두 스타는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발전했다. 이 대행이 지난 1978년, 류 감독이 1983년 한양대에 입학한 것이다. 또 둘은 류 감독이 프로에 데뷔한 87년부터 이 대행이 은퇴한 97년까지 11년 동안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4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린 대구 시민체육관. 큰 경기를 눈앞에 둔 두 사령탑은 이렇다 할 장외 설전 없이 '덕담 릴레이'를 펼쳤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존경한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 둘 모두 기선 제압을 하려는 시도 조차 없었다.
류 감독은 "이 감독과 나는 선수 생활을 약 10년 동안 같이 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며 "나는 술, 담배를 하는데 이 감독은 전혀 안 하신다. 훈련 하는 자세가 프로로서 만점"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 감독은 "내가 더 나은 점은 일찍 감독이 된 것 밖에 없다. 이 감독의 장점은 너무 많다"며 "경기 할 때 보면 액션도 크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하신다. 단점은 전혀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대행도 류 감독에 대해 최고의 찬사를 내놓았다. 이 대행은 "나는 감독 대행이다. 감독으로 류 감독이 훨씬 월등하다"며 "류중일 감독은 '초짜'라는 단어가 전혀 안 어울린다. 배짱과 투수 기용 등이 베테랑 감독 같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이어 "내가 현역 때 본 그대로 류 감독은 영리하고 센스 있는 감독이다. 내가 인생 선배지만 야구는 옆에서 보고 많이 배운다"며 "지금 필요한 선수를 한 명 고르라면 류 감독을 선택한다. 그만큼 유격수로는 최고였다. 이런 후배가 있다는 것이 선배로서 자랑스럽다"고 박수를 보냈다.
대구=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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