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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의 문채원, '최종병기 활' 로 신인여우상까지

입력
2011.10.2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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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르고, 영화 '최종병기 활'로 신인여우상을 손에 쥐었다. 올 하반기 두 편의 사극을 통해 단박에 '사극 퀸'으로 올라선 문채원(25)을 18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날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상 받은 소감부터 묻자 "하늘이 노랗더라구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뽀얀 피부에 동그랗고 커다란 눈, 애교스런 볼살을 가진 문채원은 사극에서 유난히 돋보인다. "둥글둥글해서 그런 거 같아요. 앞모습도 입체적이지 않고. 다들 V라인이라 다이어트를 해볼까 했는데 주위에서 말리더라고요. 볼살이 한몫 한다면서.(웃음)"

"현대극 대사도 아직 어렵다"는 그가 연달아 사극에 출연한 건 사실 큰 모험이었다. 병자호란을 무대 삼은 '활'을 찍고 바로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핏빛 로맨스 '공주의 남자'를 택한 이유를 물었다. "장르와 상관없이 모험적인 새로운 이야기를 좋아해요. '또 사극이야?' 하실까 싶었지만 수양대군의 역모가 중심이 아니라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기 때문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죠. 작품 안에서 소녀가 여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욕심 났고요."

문채원은 최근 종영한 '공주의 남자'에서 김종서의 아들 승유(박시후)와 비극적 사랑을 나누는 수양대군의 딸 세령을 연기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는 말에서 그간의 고심이 엿보였다. 호기심 많고 씩씩한 세령을 부각하려 초반에 톤을 좀 오버한 것이 문제였다. 스스로도 실망이 컸던 연기에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 "사극은 '눌러서 가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데, 피아노에서 튀어버린 건반처럼 돼버렸죠. 아차 싶었어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어 그런 상황이 혼란스럽고 힘들었죠."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 4회부터는 인터넷도 끊었다. 대신 "깨져도 현장에서 깨지자"며 선배 연기자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 "말 돌리지 않고 느끼는 대로 말씀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수양대군 역할의 김영철과 함께하는 장면이 많아 큰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대사를 해야 할까요 여쭤보면, '얘,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거면 다 하게. 너무 마음 졸이지 말고 해'라면서 용기를 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어요. 결국 어떻게 하라고 일러주는 대로만 하면 연기가 아니라 흉내잖아요."

다행히 극 전개가 비극적으로 흐르면서 문채원은 캐릭터 연구를 다시 했고, 가족을 등지면서 승유를 사랑하는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복잡다단한 내면 연기가 물이 오르며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한 드라마에서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받게 됐다.

느릿느릿 차분한 말투가 요즘 젊은이 같지 않다. "제가 호흡이 느려서 그런지 사극 호흡이 더 편해요. 이것도 많이 빨라진 거예요. 앉아서 그림만 그리다 보니 빨리 뭘 할 일도 없었고. 느린 사람이 너무 억지로 빨라지려고 하니까 말이 마음을 못 따라 가더라고요.(웃음)" 그림밖에 몰라 예고를 다니고 미술대학에 진학한 그는 대학 1학년 때 문득 연기가 하고 싶어져 무작정 프로덕션의 문을 두드렸다. 2007년 시트콤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해 '바람의 화원' '찬란한 유산'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폭을 넓혔다. 올 초 '괜찮아, 아빠 딸'에서 첫 주연을 맡았으나 낮은 시청률 탓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내성적이고 겁도 많은 그가 연기를 하겠다니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딸이 미술하는 걸 참 예뻐하셨거든요. 더구나 성격도 안 맞는 연기를 왜 하려고 하나 걱정이 많으셨죠. 세령이 수양한테 대항하듯 아빠와 처음에 굉장한 냉전을 했어요. 지금까지도 대화가 별로 없어요. 애교가 없는 편이라 집에서는 아들처럼 무뚝뚝한 모습이죠.(웃음)"

그는 "이제 부족한 부분을 용서받지 못하는 위치에 왔으니 모험이다, 도전이다 함부로 하면 안될 거 같다"며 "단단히 준비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나중에 연기를 정말 잘하게 된다면, 프랑스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다룬 영화 '라비앙 로즈'의 마리안 꼬띠아르 같은 모험도 한번 해볼 수 있겠죠."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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