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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없으면 수원도 실리콘밸리도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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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없으면 수원도 실리콘밸리도 스톱?

입력
2011.10.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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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소프트웨어로 세계시장을 흔들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들에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SW개발을 거의 인도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MS의 소프트웨어 인력 중 인도출신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항상 세계가 깜짝 놀랄 새 서비스를 내놓은 구글의 개발자회의도 인도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발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인도인이 없으면 실리콘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사정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최지성 부회장도 "인도출신이 없으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경우 인도식단을 따로 운영할 만큼 인도출신 개발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 전쟁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 부족현상과 맞물려 인도가 점점 더 주목 받고 있다. 대체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부터 미국의 실리콘밸리까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인도가 장악하고 있는 까닭은 대체 뭘까.

일단은 언어와 기초학문이 단단한 점을 꼽는다.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어 글로벌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채용한다는 것. 더구나 다른 영어권국가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다. 이렇게 해서 실리콘 밸리 IT기업에 대거 취업하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능력도 그만큼 향상되는 것이다.

수학에 뛰어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인도는 기원전 2세기, '0'이라는 개념을 발견했고 인도인들은 아이들에게 구구단 아닌 19단을 가르칠 만큼 수학교육에 앞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매년 미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미 우수학생 선발대회에서 상위권은 대부분 인도인들이 휩쓸고 있고, MIT 캘리포니아공대 등 미국 유수의 공대들 역시 인도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한 IT전문가는 "수학은 모든 공학의 기초학문인 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포시스 같은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는 구글이나 MS 못지 않은 명성을 떨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업체가 인도 마이소르에 설립한 세계 교육센터는 꿈의 인력 양성소로 꼽힌다.

인포시스가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2005년 개관한 이 곳은 리조트못지 않은 시설과 수준높은 교육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포시스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0만 명 정도가 지원하지만 1% 정도만 합격한다. 입사시험 중에 고난도 수학과 퍼즐이 있는데 대부분 지원자들이 여기서 두 손을 든다"고 말했다.

또 합격한다고 업무에 투입되는 게 아니라 14주 동안 세계 교육 센터에서 교육만 받는다. 이렇게 인재를 양성한 덕분에 인포시스는 전세계 50개국에 지사를 두고 연 매출 47억 달러를 올리고 있다.

인도정부도 정책적으로 전문 인력 양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매년 1,904개 공대에서7만3,500명, 압테크와 N2T 등 민간 교육기관에서 연간 90만 명의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정부는 인도의 실리콘벨리인 방갈로르, 하이데라버드 등 20개 지역에 테크노파크를 조성해 신생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전문가들은"인도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산업 구조, 인력 양성, 법과 제도 개선 등 오랜 기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친 노력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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