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성급한 이혼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협의이혼 전 상담제도'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의이혼 전 상담제도는 이혼 결정을 하기 전에 자녀 양육을 포함해 이혼과 관련된 제반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3개월 동안 이혼 결정을 다시 고민토록 하는 '이혼숙려제'와 함께 2007년 민법에 제정됐다.
23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협의이혼 4,058건 가운데 상담제도를 이용한 것은 54건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2009년 이용률은 각각 2.5%(159건), 2.6%(182건)로 3년 연속 협의이혼 신청자들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그나마 상담 이용자 가운데는 제도 취지와는 무관하게 숙려기간을 단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신청한 경우도 많다. 상담을 통해 이혼의 급박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법원이 3개월의 숙려기간을 1개월로 단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협의이혼 전 상담 117건 가운데 숙려기간 단축을 위한 상담이 90건이었고, 일반 상담은 27건에 불과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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