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에는 60세 초반을 노인으로 보는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최근에는 70세 이상이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선임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게재한 '백세시대의 노인의 연령기준관련 논점과 정책적 함의'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인구 집단이 노인이라고 꼽은 연령이 1994년에는 60대 초반(64세 미만)이 45.6%로 가장 많았으나 최근 조사인 2008년에는 70세 이상이라는 응답이 68.3%로 대다수였다. 1994년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비율은 30.1%에 불과했으나 2배 이상 늘어난 것이고, 2008년 64세 미만이 노인이라는 응답은 7.6%로 뚝 떨어졌다. 2004년 조사에서는 64세 미만이 13.4%, 70세 이상이 55.8%였다.
현재 각종 법률에는 정책적 기준의 되는 노인의 연령을 대부분 65세로 규정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기준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여기에 속하고 싶어하지 않는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국제자료 등을 인용,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시점과 평균수명간에는 관련성이 없다"며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연령기준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연관성은 부정적으로 봤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은 다른 연령층보다 삶의 수준이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노인에 비해서도 월등히 낮은 수준"이라며 "기회의 제공에 있어서 연령통합성을 제고하고, 노인의 취약성을 고려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령통합성이란 특정 사회적 역할의 진입 퇴장 수행여부가 연령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정 연구위원은 "연령보다는 욕구에 기초해서 정책대상자를 선정하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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