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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미 FTA 갈등, 해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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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미 FTA 갈등, 해법 있다

입력
2011.10.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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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선거가 코밑에 닥쳤지만 정책에 관한 검증은 별로 없고 흑색선전이나 흠집내기가 점입가경이다. 그래도 서울시장선거는 그 나물에 그 밥인 정치선거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 백년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최대 경제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아무리 끝장토론을 벌여도 상대방의 얘기는 서로 들을 생각도 않고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한심한 작태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오죽하면 FTA가 빠른 말을 무기로 남을 공격하는 '패스트 토킹 어택'(Fast Talking Attack)이라고 비아냥댈까. 정작 일반 국민들은 한미 FTA가 국가 장래에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어린 자녀들에게조차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분열의 대척점에 선 정치권

정부는 FTA를 통해 향후 10년간 GDP 6%(금액 기준 80조원)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장밋빛 전망만 하고 있고, 반대쪽과 야당은 수출재벌들만 살찌우고 농수축산업과 중소기업들을 다 죽여 대한민국을 미국에 팔아먹는 매국노행위와 같다고 극단적인 반대논리에 몰두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나.이제 누구 주장이 옳은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청과 설득을 통한 진정성있는 소통방식이다. 그리고 정직해져야 한다. 한미 FTA는 협정체결 이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판정할 수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FTA를 통해서 시장이 넓어지지만, 동시에 경쟁이 훨씬 더 격렬해지는 것이다. 국내보다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한 선진대학에 유학간 학생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치열한 경쟁하에 시장이 넓어졌다고 모든 기업이나 산업이 다 유리한 것은 분명아니다. 한미 FTA를 최초에 제안하면서 좌파 신자유주의자라고까지 자조하던 노무현대통령의 말처럼 한국이 FTA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결코 없다. 하지만 개방하지 않고선 선진국으로 나아갈 길이 없다. 그러면 이제 FTA를 둘러싸고 분열의 대척점에 선 우리 정치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대통령과 정부는 한미 FTA가 2007년 6월 노무현정부 당시에 협정서명한 안에서 후퇴한 부분과 이유에 대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 투명하게 밝히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열린 자세가 절실하다. 위키리크스에서 밝힌 외교전문에 나온 쇠고기 협상부분에 대해서도 무조건 무시할 것이 아니라 깨끗이 사과하여야 한다. 또 추가협상을 하게 된 정치적 이유와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진솔하게 국민들과 야당 앞에서 외교적 역량부족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라도 야당이 주장하는 합리적 반대 이유인 국내손익 및 갈등조정문제에 대해 보다 열린 자세로 전향적인 해결책을 여야 합의로 모색해야 한다. 한편 야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책임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미국 대통령의 서명까지 끝내고 우리 쪽만 바라보는 한미 FTA를 재협상 주장으로 죽이는 것이 장기적 국익에 유리한 것인지 지혜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

논란이 된 사안부터 풀어나가야

우리 경제는 자원부족의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노대통령 언급처럼 폐쇄적 경제운영으로는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 영토는 극동의 작고 왜소한 나라이지만, 인구 5,000만 명에다가 1인당 2만달러의 국민소득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우리 보다 더 큰 경제대국은 6개 나라 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 경제영토는 7대 경제강국이 되었는데, 그 핵심이 우수한 국민과 수출입국에 있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가 선진국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갈등증폭의 원인제공자이자 합리적 소통부재의 정치권에 있음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바, 한미 FTA를 둘러싸고 소탐대실하는 추악한 정쟁을 더 이상 국민들에게 보이지 말라.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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