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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대통령 즉각 하야" 안보리 만장일치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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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대통령 즉각 하야" 안보리 만장일치 결의

입력
2011.10.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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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과 시리아의 반정부 시위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죽음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한 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시위 물결이 리비아의 내전 종식을 기폭제 삼아 일시에 나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CNN 등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를 비롯한 17개 지역, 시리아는 홈스와 이들리브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예멘에서는 로켓포와 자동화기를 동원, 시위 진압에 나선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최소 20명이 사망했고 시리아에서도 정부군의 발포로 11명이 숨졌다.

예멘 시위대는 민주화의 성지 ‘변화의 광장’에서 “살인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카다피의 말로를 똑똑히 목도해야 한다”고 외쳤다. 시리아에서는 “카다피 다음 차례는 바샤르 알 아사드 바로 당신”이란 구호가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홈스의 한 행동가는 “아사드의 선택지는 이제 3가지다. 튀니지의 벤 알리처럼 꽁무니를 빼든, 이집트의 무바라크처럼 감옥에 쳐박히든, 그도 아니면 카다피처럼 죽음을 받아들여라”라고 말했다.

시위 양상도 리비아를 따르고 있다.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내전 양상이 뚜렷해졌다. 이날 시위 사망자 가운데는 민간인뿐 아니라 정부군 소속 군인들도 다수 포함됐다. 정부군에서 이탈한 군 병력과 반정부 성향의 부족들이 속속 무장에 나선 탓이다. 로이터통신은 “예멘의 전직 장성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의 부대가 장악한 알하사바와 수판 등 일부 지역은 공화국수비대를 상대로 매일 교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의 성공에 고무된 시리아 시위대 사이에서도 평화 시위 방침을 버리고 민간인 무장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외국 군대의 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좀 더 궁지에 몰린 쪽은 예멘의 살레 대통령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살레의 시위대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즉각 하야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예멘 고위 정부 관계자도 국제사회의 압박에 “유엔 결의안을 긍정적으로 다룰 용의가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문제는 유엔이든 예멘 정부든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바탕으로 살레의 퇴진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GCC 중재안은 살레의 면책을 포함하고 있어 그의 처벌을 바라는 예멘 민심과 거리가 멀다.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인 반정부 인사 타우왁쿨 카르만은 “유엔은 살레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범으로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아사드 이후 국가를 이끌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반정부 시위 조직체인 지역조정위원회(LCC)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양한 정당과 세력이 저마다 아사드 가문의 40년 통치를 끝내겠다며 각개약진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내셔널포스트는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카다피의 사례는 예멘과 시리아의 독재자에게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을 것”이라며 “무력 축출에 대한 두려움은 시위대 탄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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