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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GM 차 속의 은밀한 공간 '시크릿 큐브' 탄생 비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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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GM 차 속의 은밀한 공간 '시크릿 큐브' 탄생 비화는…

입력
2011.10.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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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한국GM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약 2년 전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엉덩이 쪽에 계속 통증이 가시질 않아서죠. 한의사는 김 부사장에게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오랜 시간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만성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 부사장은 자동차에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둘 수 있는 수납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단 지갑을 차에 두고 내려도 도난 문제가 없도록 차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어야 하겠죠.

김 부사장은 그 때부터 운전석에서 손이 쉽게 닿는 위치 어디에 공간을 확보할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 때 떠오른 게 '센터페시아' 였습니다. 센터페시아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전면, 그러니까 오디오와 에어컨, 내비게이션 등이 달린 부분을 말합니다. 문제는 센터페시아 안쪽에 공간을 내려면 각종 전자장치의 배선 및 연결 부분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자칫 차 전체 틀 자체를 바꿔야 할 지도 몰랐다는 점이죠.

디자인 팀은 곧바로 기술팀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에 걸친 검토 끝에 "해볼 수 있다"는 답이 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비밀 수납 공간 '시크릿 큐브(secret cube)'가 탄생했습니다. 올 3월 출시한 올란도에 처음 적용한 이 기술은 한국GM이 특허를 갖고 있습니다.

시크릿 큐브는 최근 출시한 한국GM의 야심작 신형 쉐보레 '말리부'에도 들어있습니다. 한국을 시작으로 130개 나라에서 판매될 말리부의 7인치 짜리 LCD 모니터를 누르면 모니터가 위로 올라가면서 6인치 깊이의 숨은 공간이 나타나는데요. 실제 타보니 지갑과 휴대폰은 충분히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말리부는 46년 동안 850만대 이상 팔린 스테리 셀러카이지만, 지금까지는 이 비밀 공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신형 8세대 말리부는 한국GM의 아이디어가 채택돼 이 공간이 생기게 된 것이요. 지난 21일 부산에서 열린 말리부 시승회에서 만난 김 부사장은 "올란도에 쓰였던 시크릿 큐브에 대해 외국의 GM관계자들도 기발하면서 실용적이라며 높이 평가를 했다"며 "말리부에 써보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사장의 엉덩이 통증, 의사의 권고를 디자인 아이이어로 연결시킨 그의 기발한 사고, 그리고 한국GM의 기술력이 130개 나라 말리부 운전자들에게 비밀 공간을 선물한 셈입니다.

부산=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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