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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눈] 이만수의 결단이 SK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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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눈] 이만수의 결단이 SK를 살렸다

입력
2011.10.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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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를 2회에 강판시킨 이만수 SK 감독대행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내가 감독이었으면 김광현을 조기 강판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길게는 내년 시즌 짧게는 한국시리즈까지 고려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5차전에 모든 것을 건 이 대행의 단호함이 SK를 살렸다. 김광현 교체가 이날 승부를 갈랐다.

김광현은 몸쪽 승부를 하지 못했다. 그만큼 직구에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제 구위를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록 SK가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김광현의 부진은 앞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SK는 김광현 교체 이후 지난 17일 2차전 이후 6일 만에 등판한 고든이 잘 막아줬다. 비로 하루 연기된 게 SK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두 번째 승부처는 송승준의 실투 하나였다. 박정권은 내가 본 최고의 ‘가을 타자’다. 주자가 있었는데 왜 그렇게 위험한 몸쪽 승부를 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롯데 배터리의 큰 실수다. 4회 마운드에 올라온 장원준은 피로가 누적된 듯 했다. 3일 만의 등판이 부담이 된 듯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다.

롯데로서는 4-6으로 따라붙은 6회 무사 2루 기회에서 기회를 못 살린 게 뼈아팠다. 황재균에게 보내기 번트 작전을 지시했어야 했다. 경기 중반 이후 두 점차와 한 점차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SK를 좀 더 압박했다면 7회 이후 추가점도 충분히 가능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돌아보면 SK는 불펜진을 짧게 쪼개서 등판시켰다. 불펜의 힘을 극대화한 셈이다. 박희수 이영욱 등 정규시즌에서 필승조가 아니었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시리즈는 조심스레 삼성의 우세를 예상한다. 20일 가량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삼성 불펜을 공략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 휴식은 SK에 너무 짧다. 1차전 선발이 유력한 SK 송은범이 얼마만큼 던져주느냐에 시리즈 전체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전 LG 코치ㆍ중앙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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