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를 찾기 위한 수색이 23일 나흘째 계속됐지만 무위에 그쳤다.
구조대는 이날 원정대의 조난 지점으로 유력한 남벽 출발점 부근 베르크슈룬트에 수색 작업을 집중했다. 베르크슈룬트란 빙하와 암벽이 만나는 부근에 생긴 틈을 말한다. 대한산악연맹은 "원정대가 18일 마지막 무전에서 '남벽을 거의 다 내려왔지만 눈사태 때문에 우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이곳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베르크슈룬트는 마지막 교신 지점(해발 5,900m)에서 약 100m 아래에 깊이 40~50m, 폭 4~5m로 길게 파여 있다. 부근의 눈사태로 쓸려온 눈더미에서 원정대의 로프가 발견되기도 했다.
수색 작업에는 카조리 원정대 유학재 대장, 촐라체 원정대 김형일 대장 등 한국 산악인 5명과 현지인 셰르파 7명이 참여했다. 빙하의 균열인 크레바스와 마찬가지로 베르크슈룬트로 들어가 조난자를 찾는 일은 대단히 힘들고 위험한 작업이다. 산악연맹은 "구조대원을 투입해 조사한 결과 조난 예상 지역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폭이 벌어지는 역깔대기 모양이고, 붕괴 우려가 있는 스노우브릿지(눈이 빙면 사이에 다리처럼 걸려 있는 것)까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지에 도착한 사고대책반은 항공수색과 사고지역 정밀 촬영, 보급품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전날 연맹 이사인 산악인 김재수(히말라야 14좌 완등), 김창호씨를 구조대원으로 파견키로 한 산악연맹은 진채장, 강성규, 구은수씨 등 대한산악구조협회 소속 산악인 3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현장에서 요청하고 있는 금속탐지기 등 구조 장비를 챙겨 24일 현지로 떠난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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