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개도 고령화 시대…동물병원 '장삿속' 씁쓸/ 검진·수술 '부르는 게 값'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개도 고령화 시대…동물병원 '장삿속' 씁쓸/ 검진·수술 '부르는 게 값'

입력
2011.10.21 17:32
0 0

동물 전문 출판사 '책공장 더불어'의 김보경 대표(42ㆍ여)는 지난달 말 18년을 동고동락한 반려견 '찡이'를 떠나 보냈다. 개 나이 18세면 사람 나이로 90세. 말년에는 어쩔 수 없이 발병이 잦았다.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었고, 피부병 관절염 척추디스크로 고생했다. 김 대표는 "1년에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비 50만원에 8만8,000원짜리 피부병약, 10만원짜리 관절염약 등을 대느라 한 달에 30만~40만원이 들었다"며 "고령견이 수술까지 받으면 한 차례에 200만~300만원은 나간다"고 말했다.

반려견 문화 확산 속에 사람 나이 40대 이상에 해당하는 7세 이상 고령견이 늘어나면서 개주인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0년 1년 동안 한국동물병원협회 소속 전국 30개 대형병원을 찾은 개 5만2,543마리 중 7세 이상은 전체의 26%인 1만3,661마리로 이들의 진료비는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애완동물 진료비에는 7월부터 10%의 부가세가 붙었고, 고가의 클리닉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올 초 고급 동물병원을 표방하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이리온은 '노령견 클리닉'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건강검진부터 침 치료, 물리치료까지 제공한다. 병원 측은 "진료비는 반려견마다 다르다"며 공개를 거부했지만 한 차례 검진 시 40만~5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동물병원 역시 고령견을 중심으로 인기다.

문제는 고령견 진료비가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점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사람과 달리 질병 별로 정해진 진료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고령의 유기견 3마리를 기르는 고모(60ㆍ여)씨는 "월수입 200여만원 중 30~40%는 개들에게 들어간다. 남편이 개들을 내다 버리라 할까 봐 이런 사정도 말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발표한 '201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중 월수입 200만 원 이하가 13%, 201만~300만원이 20%를 차지한다. 강종일 충현동물병원 원장은 "고령견을 기르는 주인들이 비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하는데 정부는 반려견 의료비가 생명과 관련된 비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부가세 부분 등을 재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