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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물리학의 최전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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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물리학의 최전선 外

입력
2011.10.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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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에 도전하는 실험 물리학자들의 현장

물리학의 최전선/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손바닥만한 오두막을 채우고 있는 것은 컴퓨터, 전자 장비, 각종 와이어다. 가로, 세로 각각 3m, 6m인 이 오두막이 숙소임을 보여주는 건 위태로운 2층 침대가 전부다. 혹독한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우주 암흑 물질인 뉴트리노를 발견해 내기 위해 실험 물리학자들은 극한의 생활을 감내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론 물리학이 아무리 중무장한 혁명적 이론을 펼치더라도 실험 물리학의 증명이 없다면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실험 물리학의 치열한 사투를 치밀한 묘사와 해설을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책은 과학자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천재나 선택 받은 소수로서가 아니라 극한의 환경을 마다하지 않고 땀 흘리는 실험 물리학자들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에게 위안이면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낯섦을 떨쳐버리려는 듯 자연과학 도서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것은 KAIST 물리학과 박사 출신인 김연중씨의 매끄러운 번역 덕이다. 휴먼사이언스 발행ㆍ492쪽ㆍ2만4,000원.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요리로 엿보는 인류의 탄생신화

요리 본능/ 리처드 랭엄 지음

침팬지와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인류가 신체 특징이 침팬지와 흡사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현생 인류로 진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일까. 흔히 도구, 언어의 발견 등을 꼽지만 저자는 불의 사용으로 인한 익힌 음식의 등장에 방점을 찍는다. 동물학을 전공하고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최근 몇몇 학자들과 함께 인간 진화 생물학과를 새로 만들어 독립한 리처드 랭엄 하버드대 교수는 이 책에서 고고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인류의 발전 과정을 요리의 역사를 통해 조명한다. 저자는 인류를 한마디로 '불의 피조물'이라고 말한다. 불에 먹거리를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밤과 추운 겨울, 대형 육식 동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게 됐고, 불가를 둘러싸고 모이면서 문명사회를 이룩하게 됐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생물학적, 인류학적, 고고학적 연구 결과를 촘촘히 인용하고 있다. 원제는 . 조현욱 옮김. 사이언스북스ㆍ312쪽ㆍ1만7,000원.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인문의 관점으로 보는 중국의 고전 텍스트

중국을 만든 책들/ 공상철 지음

갑골문이나 <시경> <논어> 에서 중국 최후의 유학자 양수명의 <동서 문화와 그 철학> , 루쉰의 소설집 <외침> 까지 이 책은 중국을 대표하는 16가지 텍스트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다. 중국사 각 시기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텍스트를 통한 중국 읽기다. 숭실대 교수인 저자는 <시경> 을 시대가 바뀌어도 늘 반복되는 놀이의 원형으로, <벽암록> 은 중국 선불교가 시 전통을 내면화해 만들어낸 불립문자의 우주라고 설명한다. <동서 문화와 그 철학> 에서는 중국의 문화 보수주의의 이론적 원형을 발견한다. 중국 문명이 옹알이 하던 시기 고대인의 세계 인식을 보여주는 <산해경> 을 푸코와 보르헤스 이야기로 풀어 가듯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만나는 재미가 그만인데다 강의하듯 자상하게 들려주는 글도 매력적이다. 그가 중국 문명을 관통하는 핵심 코드로 본 것은 '문'. 갑골문이 대표하듯 '무늬'로 치환할 수 있는 이 코드는 하늘의 메시지이자 현실 세계의 정치 권력이며 곧 중국 문명이 걸어간 길이라고 한다. 돌베개ㆍ384쪽ㆍ1만4,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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