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명문 수원시청은 최근 주축 3명이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빠져 단체전 경기인 한씨름 큰마당 출전이 불투명했다. 한씨름 큰마당은 태백(85㎏ 이하)ㆍ금강(90㎏ 이하)ㆍ한라(105㎏ 이하) 각 2명, 백두(160㎏ 이하) 1명으로 구성, 7전4선승제로 벌이는 단체 리그전이다. 수원시청은 간판 이주용(한라급)이 20일 군사훈련 소집으로 제외됐고, 박한샘(백두급), 이승호(한라급)의 부상으로 멤버를 꾸리기조차 힘들었다. 결국 고형근 감독은 태백급의 박현욱을 백두급 선수로 출전시켜 7명의 엔트리를 겨우 채워 '무모한 도전'을 강행했다.
수원시청은 21일 충북 보은에서 열린 2011 한씨름 큰마당 북부리그 2차 대회 3번째 경기에서 연수구청을 4-2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경량급 대표로 나선 정지웅, 한승민(이상 태백), 임태혁, 이승호(이상 금강)가 나란히 승리해 중량급을 포기하고도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다.
수원시청은 형제 씨름 선수가 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씨름판의 대표적인 형제 선수인 이용호(27)-이승호(25)와 삼형제가 씨름인 출신인 한승민(30)이 활약하고 있다. 형 이용호는 이날 부상 탓에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동생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제 기량을 발휘했다. 한승민은 형 한승엽(34)과 한승기(32)에 이어 샅바를 잡고 있다.
수원시청에는 형제 선수 외에도 '경량급의 황태자' 임태혁이 버티고 있다. 이날 경기를 모두 이긴 임태혁은 "첫 번째 주자인 정지웅이 지면 우리팀은 경기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절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맏형' 한승민은 "이주용이 군사훈련에서 돌아오고 부상자들이 회복한다면 우승후보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량급 최강자들은 "만약 대한씨름협회에서 130㎏까지 체중을 제한한다면 우리들도 충분히 천하장사에 도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보은=김두용기자 enjosy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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