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고향인 타이거즈로 복귀한 선동열 KIA 감독은 취임식 전날인 20일 광주로 내려왔다. 양복보다는 유니폼을 입고 선수단과 인사를 하고 싶다며 발품을 팔았다.
등번호 9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은 선 감독은 21일 KIA자동차 광주공장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타이거즈의 제7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선 감독은 KIA와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원, 연봉 3억8,000만원 등 총 16억4,000만원에 사인했다.
선 감독은 광주구장에서 열린 선수단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여러분과 같이 야구를 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 꿈만 같고 열심히 해보자. 지고 이기고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어보자"며 각오를 밝혔다.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 희생과 근성을 강조했다.
그는 "KIA는 개인의 팀이 아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선수가 한 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절대 개인적으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팀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야구 용어 중 가장 좋은 말이 희생번트다. 내가 희생해 주자를 한 베이스 보내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 아닌가"라고 다시 한 번 팀워크를 주문했다.
선 감독은 "내가 타이거즈 감독으로 있는 동안 타이거즈의 정신이 선수단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구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정신력과 근성에서 다른 팀을 압도할 수 있도록 팀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팀을 수비 중심, 고참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릴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겠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강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력도 따라온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나 코치가 팀을 이끌기 보다는 베테랑이 뭉쳐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해 팀을 이끌어 준다면 자동으로 후배들이 따라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우승 청부사로 광주에 입성한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에 대한 강한 열망도 나타냈다.
그는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멀리 있지 않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 충실히 준비한다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고 자신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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