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몽골 출신 유학생이 장기기증을 통해 여섯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전주대는 21일 생산디자인공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알탕졸(25ㆍ여)씨가 물놀이 사고로 뇌사에 빠졌다가 신장 간 등 장기를 한국인 6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알탕졸 씨는 9일 친구들과 함께 충남 대천으로 물놀이를 갔다고 불의의 사고를 당했는데, 뇌손상이 심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최종 뇌사판정을 받은 알탕졸 씨부모는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주자”고 결정, 18일 원광대에서 장기적출 수술이 이뤄졌다.
알탕졸씨는 전주대와 몽골 올란바타르대 간의 협약으로 2008년 11월 전주대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으며 석사 3학기 과정을 밟던 중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부 생활을 마친 그는 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기를 꿈꾸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유가족은“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은 안타깝지만 장기를 받으신 분들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알탕졸도 똑같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와 함께 공부를 했던 한 학생은“항상 밝고 공부를 열심히해 친구들이 좋아했다”면서“장기를 선뜻 기증한 알탕졸의 숭고한 정신은 더욱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소가 마련된 전주대 학생회관 2층에는 교직원 등 많은 학우들이 찾아 고인의 뜻을 기렸다.
수술을 집도한 원광대 병원 측은“장기를 이식받은 환자들은 현재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고인과 유가족의 쉽지 않을 결정에 대해 병원과 수혜자를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