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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후/ 오바마 독트린 재평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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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후/ 오바마 독트린 재평가 분위기

입력
2011.10.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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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비용 1조달러 대 10억달러, 전사자 4,479명 대 0명.'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사망 이후 미국 언론은 '오바마 독트린'의 성과를 이 같은 수치로 나타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시작한 이라크 전쟁에 미국은 8년간 1조달러를 쓰고 연합군을 포함한 장병 4,797명을 잃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에서 8개월간 최소한의 군사개입을 통해 한 명의 희생자 없이 10억달러의 비용으로 철권통치를 끝냈다는 것이다.

카다피의 죽음이 오바마 외교정책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오바마 독트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9월 이집트에서 세계에 화해를 제안하고 자신의 외교정책을 구체화했다. 오바마 독트린은, 세계가 패권주의로 비판한 부시의 일방주의, 군사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 비핵화, 인권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아랍과의 관계는 대결이 아닌 이익과 민주주의 가치까지 공유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른 오바마 행정부의 리비아 개입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유엔결의 이후 국제사회가 리바아를 상대로 '오디세이 새벽'이란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했지만, 미국은 작전지휘권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넘기며 배후 지원으로 역할을 제한했다. 군사개입 자제는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한 실용적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국제사회에서 미국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출구전략도 없이 실수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무기력한 외교, 겁쟁이 군사 전략으로 비판 받던 오바마 독트린은 오사마 빈 라덴 사살에 이어 카다피까지 제거되면서 정당성을 획득한 모습이다. 이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정부가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나는 전술적 측면에서 달리 생각했으나 지금 세계는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로널드 레이건과 부시 전 대통령이 하지 못한 카다피와 빈 라덴 제거를 오바마가 한꺼번에 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특별성명을 통해 "리비아 국민의 길고도 긴 고통이 끝났다"면서 "미국은 단 한 명의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신의 외교 정책을 자평했다. 그는 "21세기에 국제사회의 집단적인 행동이 성과를 거둔 점이 증명됐다"면서 계속해서 국제분쟁에 군사적 개입을 억제할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오바마 독트린이 바레인과 시리아에서도 성공할지, 리비아에서 민주화의 로드맵을 이끌어낼지에 대해선 불투명해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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