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스크 분리주의 테러단체 바스크조국과해방(ETA)이 20일(현지시간) 무장투쟁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ETA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무장활동을 중단키로 결정했다"며 "스페인과 프랑스는 직접 대화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선언은 명확하고 확고하며 최종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ETA의 무장투쟁 포기는 스페인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환영했지만 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스페인 정부는 그 동안 "ETA가 조건 없이 조직을 해산해야 한다"며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11월 치러질 총선에서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는 보수인민당(PP)의 마리아노 라호이 당수도 "ETA가 완전히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TA가 무장투쟁 종식 선언을 하는 데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17일 평화회의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 대원이 5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세력이 약화한 것도 한 원인이다.
하지만 ETA는 성명에서 소지 무기의 처리 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았으며 무력투쟁의 희생자 829명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ETA는2006년 평화 회담 개시에 앞서 무장투쟁 종식을 선언했으나 9개월 만에 마드리드-바라하스 공항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한 적이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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