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철권 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권좌에서 몰아내 죽음에 이르게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작전 '오디세이 새벽'. 3월 작전 개시부터 카다피의 죽음까지, 작전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한 것은 프랑스의 첨단 전투기 미라주(사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미라주가 작전의 대단원을 내린 상징이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군사 공격을 주저하던 사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3월 19일 출격 명령을 내렸다. 리비아 영공으로 향한 미라주는 벵가지 남서쪽 비행장을 폭격, 리비아 정부군 탱크를 포함해 군사시설을 파괴했다. NATO군의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7개월 여 뒤 카다피가 고향 시르테에서 최후를 맞이한 20일에도 미라주는 공습의 선두에 섰다.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은 "카다피의 최후는 시민군의 작품"이라면서도 "카다피의 도피 차량 행렬을 공격해 멈춰 세운 것은 미라주"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NATO군 전체 공습의 25%, 헬기 공격만으로는 8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적극적이었다. 쏟아 부은 전비만 해외 군사작전 전체 비용을 넘어서는 4억8,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비아에서 날아온 승전보가 내년 재선을 노리는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로랑 두보이스 파리 사회과학원 교수는 "프랑스가 인권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만큼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객관적인 지표로도 확인된다.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대선을 실시한다면 누구를 찍겠냐'는 물음에 62%의 시민이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를 지지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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