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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사한 아들 보험금 2억 부대에 기부한 故 황유선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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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사한 아들 보험금 2억 부대에 기부한 故 황유선씨 가족

입력
2011.10.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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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 유선이를 영원히 군에 맡깁니다."

고 황유선(24) 예비역 병장의 어머니 전모(63)씨는 지난 달 30일 이렇게 말했다. 강원 화천군 육군27사단에서 열린 체육관 '유선관'의 준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체육관은 전 씨가 기부한 돈 2억 원으로 지었다. 전역한 병사의 이름을 딴 건물이 부대 안에 세워진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전 씨는 "이제서야 내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졌다"며 "우리 아들을 잘 키워준 부대에 더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2006년 3월 입대해 27사단 용호연대 1대대에서 복무하고 2008년 3월 전역했다. 전역 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던 황 씨는 지난해 11월 새벽, 잠을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떴다.

충격적인 사망소식이었다. 딸 둘을 낳고서 얻은 외동아들이었기에 슬픔은 더했다. 황 씨는 평소 건강했고, 별다른 지병도 없었다.

전 씨는 보험금으로 나온 2억 원을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며 며칠 밤을 새우다가 아들의 군생활을 떠올렸다. 전 씨는 "유선이가 군에 가기 전에는 내 자식인 줄로만 알았는데, 군에 다녀와서는 완전히 군의 자식이 됐다"며 "우리 유선이를 잘 키워줬고, 유선이가 항상 대한민국 최정예로 자랑스러워 했던 부대를 위해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군은 전 씨의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2억원 기부를 더욱 소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일 "개인이, 그것도 장군 출신도 아닌 병사의 가족이 이렇게 거액을 흔쾌히 쾌척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전 씨로부터 기부의사를 전해들은 부대는 이 돈으로 다목적 체육관을 짓기로 했다. 장병들이 매일같이 체력을 키우면서 황 씨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남다른 부대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체육관은 길이 44m, 폭 23m, 높이 10m로 924㎡(280평) 규모다. 배드민턴장 3개, 테니스장 1개, 농구장 1개가 들어섰다. 전방부대라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이에 상관없이 장병들이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는 실내 시설이다. 체육관 출입문 옆에는 황 씨의 얼굴과 이력, '유선관'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큰 돌의 기념비가 서 있다.

전인범(육사37기ㆍ소장) 사단장은 준공식에 전 씨를 초청해 "황 병장 어머니의 기부는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장병들이 체육관에서 체력을 단련할 때마다 황 병장의 영혼은 우리 부대 용사들의 투지로 승화될 것으로 믿는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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