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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명품전당포'에 샤넬백 맡겨보니…철창 대신 쇼파에 잡지… "여기 전당포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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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명품전당포'에 샤넬백 맡겨보니…철창 대신 쇼파에 잡지… "여기 전당포 맞나요?"

입력
2011.10.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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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가 '14'이면 값을 더 쳐드릴 수가 있어요."

회사원 이모(29·여)씨는 최근 애지중지하던 핸드백 '샤넬 캐비어 점보'를 들고 강남의 A명품전당포를 찾았다. 이씨는 2년 전 이 백을 470만원대에 구입했다. 현재 이 제품 가격은 600만원대 초반. 2년의 사용기간과 사용상태, 넘버(샤넬백의 고유번호)를 확인한 전당포 주인은 "200만원까지 내드릴 수 있다. 넘버가 14였다면(최근에 생산된 것이라면) 250만원까지도 될텐데. 혹시 개런티 카드나 더스트 백, 샤넬 박스까지 있으면 1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강남일대엔 이런 명품전당포가 성업 중이다. 한편으론 명품족이 늘어나고, 하지만 경기침체로 급전이 필요해 결국 쓰던 명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20~30대가 증가하면서 명품전당포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

하지만 옛날 전당포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벨을 누르면 누군지 확인한 다음에야 문이 열리고 내부엔 싸늘한 철창 대신 안락의자에 컴퓨터, 커피머신이 기다린다.

전당포에서 돈을 빌려주는 명품담보대출 이율은 월 2~3%대. 수년 전만 해도 4~5% 수준이었지만 전당포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져 이자율이 다운됐다.

대출방식도 날로 진화되고 있다. 우선 VIP(단골)에겐 이자할인혜택이 있다. 원리금 분할상환도 가능하다. 대출기간도 1~6개월 혹은 1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성인이면 신용조회도 보증인도 필요 없다. 물품과 신원확인, 담보대출약정서만 작성하면 대출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감정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시간은 더 단축된다. 이 씨는 "대부업체보다 이자율이 싸다. 못 갚으면 그냥 맡긴 명품을 날리면 되니까 신용불량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인근 B명품전당포 직원은 "여성들은 명품백, 남성들은 명품시계와 카메라 등으로 대출을 받는다. 50% 이상이 20~30대 젊은층"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택배'대출도 등장했다. 굳이 방문할 것 없이 택배를 이용해 명품을 보내면 돈을 빌려주는 식이다. C명품전당포의 경우 ▦대출가능금액이 50만원 이상이고 ▦온라인 홈페이지에 가입되어 있거나 ▦한 차례 대출서비스를 받아 본 고객이면 누구나 택배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은 샀는데 돈에 쪼들려 명품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다 보니, 중고명품 가게가 대출을 겸하는 경우도 많다. 몇몇 중고 명품점들은 고객들이 맡긴 중고명품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수수료 20% 내외를 받고 위탁 판매하는가 하면, 위탁된 명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방문대출은 이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서비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전문감정인이 방문해 중고명품을 인수하고 고객계좌에 대출금을 입금하는 식이다. 이 매장관계자는 "출장서비스는 보유한 명품이 많아 이동이 어렵거나 상품이 고가이거나,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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