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을 버럭 화나게 했다는 바로 그 차. 현대차의 신형 'i30'가 마침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해치백(차 뒤쪽에서 위아래로 여닫을 수 있는 문이 달린 차) 스타일의 i30 신차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회의 화제는 i30보다는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과 '골프(Golf)'였다. 이날 i30 소개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빈터콘 회장을 의식해 "세계적 경쟁사 CEO가 전시회에서 직접 타보고 경쟁심과 질투심을 드러낸 차가 이 자리에 있는 i30"라고 말했다.
사실 i30는 빈터콘 회장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빈터콘 회장은 현대차 부스를 찾아 i30 운전석에 직접 앉았다. 그리고 계측기기를 들고 구석구석을 체크한 뒤 담당 임원을 불러 "왜 우리는 이렇게 못 만드느냐"며 꾸짖었는데, 이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유투브에 오른 것. 4분23초짜리 이 동영상은 보름도 안 돼 80만 건 넘는 조회건수를 기록했고, 더불어 i30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i30는 해치백 스타일의 대명사격인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겨냥한 것"이라며 "빈터콘 회장이 화를 낸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1974년 세계 최초의 '해치 백'이라는 컨셉트를 내세우며 일대 바람을 몰고 온 골프는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2,600만대 넘게 팔린 소형차의 대명사이다. 국내에서도 2009년 수입차 중 판매 2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누적 판매 1,674대로 수입차 중 7위일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7년 골프를 겨냥해 i30를 처음 출시했는데, 4년 만에 위협할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에 나온 i30는 4년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 사장도 이날 설명회의 상당 부분을 골프와 비교해 어떤 점이 좋은지 소개하는데 할애했을 정도다. 사실상 "골프 타도"를 선언한 셈이다.
현대차는 한국, 체코, 중국에서 i30를 만들어 팔고 있는데 2007년7월 이후 지난달까지 88만7,000여 대를 팔았다. 특히 골프가 철옹성을 쌓아놓은 유럽시장에서 해마다 20만대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내년 판매 목표도 국내 2만5,000대, 해외 19만대 등 21만5,000대로 잡았다. 김성환 현대차 마케팅실장은 "해외 판매량의 절반은 유럽 시장에서 얻어낼 것이고 당연히 해치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량은 1,600㏄,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이 1,845만~2,005만원, 디젤은 2,045만~2,205만원이다. 종전 모델보다 3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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