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은 다음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용덕(54ㆍ사법연수원 12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인 박보영(50ㆍ16기) 변호사를 내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대법원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7명 가운데 김 차장과 박 변호사를 최종적으로 낙점, 청와대와 조율을 마쳤으며 이번 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들 2명을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 차장은 정통법관 가운데 대법관 후보 1순위로 꼽혀왔으며, 박 변호사는 여성ㆍ비서울대ㆍ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인 김 차장은 경기고ㆍ서울대를 나왔으며 서울민사지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내 재판업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순천 출신인 박 변호사는 전주여고ㆍ한양대를 졸업한 뒤 판사로 임용됐다 2004년 2월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나와 단독개업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번 인사는 양 대법원장의 취임 후 첫 대법관 인선인 데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진보 성향이 뚜렷했던 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인사여서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현재 14명인 대법관(대법원장 포함) 가운데 원광대 출신의 김지형 대법관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또 내년 7월 퇴임하는 전수안 대법관을 제외하면 모두 남성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7명은 전원 50대 남성에 서울대를 나왔고, 교수 출신인 양창수 대법관을 빼고는 모두 현직 고위 법관 출신이었다.
양 대법원장이 2명의 후임 대법관 후보에 서울대 출신의 정통 법관과 비서울대 출신의 재야 여성 변호사를 배분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주춤했던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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