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린 미인대회 '2011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에 참가했던 영국 대표가 한국 조직위원 등에게서 성관계를 요구 받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주최 측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섰으나 대회 주최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BBC방송과 일간 데일리메일은 19일(현지시간) 이번 대회에 영국 대표로 참가했던 에이미 윌러튼(19)이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몸을 더듬고 잠자리를 요구해 대회 도중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50여개국에서 온 미녀 대표들은 1일부터 서울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일정을 가진 뒤 15일 부산에서 결선을 치렀다. 윌러튼은 영국 언론에 "(대회 기간 중) 조직위원 중 한 명이 내 상의를 끌어내리려 했으며 다른 조직위원은 사진을 찍을 때 '부적절한' 위치에 손을 올려 놨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직위원은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는데 윌러튼은 "참가자들이 그 말을 성상납 요구로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윌러튼과 몇몇 참가자들은 13일 새벽 대구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조직위 관계자가 출동한 경찰에 돈을 건네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윌러튼은 "주최측이 침대도 없는 호텔에 묵게 하고 종종 식사도 제공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비행기 값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성추행 신고를 받고 출동해 '경찰서에 가서 신고 사항을 진술하라'고 했지만 윌러튼이 거부해 '성추행은 친고죄이니 변호사를 통해 신고하라'는 말을 하고 자리를 떴다"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예뻐 보여서 한 스킨십을 문화적 차이 때문에 성적 스킨십으로 오해했을 수는 있지만 성추행은 없었다"며 "경찰에게 필요할 경우 연락하라며 명함을 건넸는데 돈을 준 것으로 오인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대회 참가자는 이메일 제보를 통해 "주최 측에 불만을 품고 출국하려는 참가자들의 가방을 빼앗고 출국을 막았다. 조직위 관계자에게 위협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대회는 엘리트아시아퍼시픽그룹, 쇼비즈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진행됐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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