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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경마에 빠져 못 헤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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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경마에 빠져 못 헤어나…

입력
2011.10.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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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거짓말부터 끊고 가족·의사의 도움 받아야

(한국일보 건강면은 '마음카운셀러'란 이름의 상담실을 운영합니다. 일상 속 고민이나 힘든 마음 이야기를 precare@hk.co.kr로 보내주시면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해드립니다.)

처음 경마 베팅을 했을 때 짜릿한 스릴을 느꼈어요. 돈도 좀 땄죠. 집에 와서도 자꾸 생각나 잠이 오지 않았어요. 주말마다 경마장을 찾았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해를 봤어요. 금방 또 딸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변에 거짓말을 해서 돈을 모았고, 결국 사채에도 손을 댔죠. 갚아야 할 액수가 너무 커져 감당이 안돼 결국 집에 얘길 했어요. 가족들이 빚을 갚아주는 걸 보고는 다신 도박을 안 하리라 결심했죠. 하지만 못 참고 3개월 뒤 다시 경마장엘 갔어요. 이렇게 반복한 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이젠 우울증도 온 것 같아요. 내 자신에게 스스로 지쳐갑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40대 직장인(대전 서구 둔산동)

지금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일 겁니다. 처음엔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집착하게 되고, 나중엔 중단하고 싶어도 강한 충동이 생기면 조절력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도박장에 또 가게 되죠. 그래도 일단 도박을 끊어보겠다고 결심했다는 건 소중한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것이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심만으론 회복이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또 자신의 문제를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어요. 혼자서 도박을 조절하겠다, 끊어보겠다 생각하지 마세요. 가족과 의료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을 줄여주거나 동반되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을 먹으면서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아요.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도박 문제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점차 진행돼 결국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심각한 아픔과 피해를 주게 되죠. 회복도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결심의 간격을 짧게 잡으세요. '딱 오늘 하루만 하지 말자'는 식으로 말이죠. 이를 하루하루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숨 고르기를 하세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마라톤을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완전한 회복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하거든요.

상담 최삼욱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중독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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