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화점과 중소 납품업체 판매수수료 인하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또다시 강도 높은 조사 의지를 비쳤다. 또 공정위는 백화점들의 횡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3년 전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는 등 백화점들이 약속한 3~7%포인트 인하안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중소 입점 업체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만간 시작될 관련 조사를 통해 백화점이 명품 업체들에 비해 중소업체로부터 턱없이 높은 판매수수료를 받거나 판촉 및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당하게 전가하는 실태를 면밀하게 들여다 보겠다는 의미다. 앞서 공정위는 최근 국내외 명품 브랜드 16개 업체를 상대로 백화점 거래내역을 조사하면서 관련 자료를 일괄 확보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정위는 "대법원이 백화점들의 횡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며 김 위원장을 지원했다. 공정위는 2008년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등이 납품업체를 통해 경쟁 백화점의 매출정보를 얻은 뒤 경쟁 백화점보다 매출이 적은 자사 입점 업체에 할인행사를 강요하는 등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적발, 과징금 13억여원을 부과했었다.
공정위는 또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대규모소매업법안이 조속히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까지 롯데, 현대백화점이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21일까지 낼 계획이다. 롯데와 현대는 연 매출 50억원 미만의 중소업체만 인하 대상에 넣었던 기존안을 바꿔 50억원 이상인 업체도 포함, 대상 업체 수를 50~100%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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