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알사드(카타르) 선수들이 지난 19일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에서 한바탕 활극을 펼쳤다.
경기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알사드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촉발된 신경전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양팀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엉겨 주먹과 발길질을 주고 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사상 초유의 집단 난투극이다. 스포츠사를 얼룩지게 했던 이전의'난장판'과 비교해 모자람이 없다. AFC는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와 비디오를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늦어도 26일까지 구단과 선수들에게 추가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알사드 선수들이 경기장에 난입한 팬을 폭행한 것이 집단 난투극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관중을 폭행한 간 큰 선수들이 이전에도 여럿 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에릭 칸토나의 이단 옆차기 사건이다. 칸토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1995년 1월 크리스털팰리스와의 경기에서 퇴장 당해 그라운드를 벗어나가던 중 자신을 야유하는 팬을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렸다. 칸토나는 9개월 출전 정지의 중징계에 처해졌다.
2004년 11월 미국프로농구(NBA) 인디애나 페이서스 선수들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원정 경기 도중 관중석에 난입해 주먹을 휘두르는'망나니'짓을 저질렀다. 당시 디트로이트의 벤 월러스와 신경전을 펼친 론 아테스트를 향해 한 관중이 음료수 컵을 집어 던졌고 흥분한 아테스트는 관중석으로 돌진했다.
여기에 더해 스테판 잭슨, 저메인 오닐까지 가세해 디트로이트 관중들을 두들겨 패는 NBA 사상 최악의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아테스트는 무기한 출전 정지를 받고 2005년 사면됐다.
수원의 마케도니아 출신 공격수 스테보는 알사드의 알리 메사드 등에 폭력을 휘둘러 레드 카드를 받았다. 골 결정력 못지않은 매서운 주먹 솜씨였다.
'주먹 잘 쓰는 용병'하면 떠오르는 이가 롯데 자이언츠의'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다. 괄괄한 성질로 악명을 떨쳤던 호세는 2001년 삼성 투수 배영수에 주먹을 휘둘러 쓰러뜨렸고 2006년 8월 빈볼 시비 끝에 SK 투수 신승현을 상대로 추격전을 펼쳤다. 성난 멧돼지 같이 신승현을 향해 돌격하는 호세를 저지하기 위해 10명 가까운 양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달라 붙어 화제가 됐다.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관중석에 배트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중국 올림픽 대표팀은 2007년 2월 영국 원정 도중 '소림 축구'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잉글랜드 챔피언리그(2부)의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가오린의 발길질을 시작으로 양팀 선수들간에 패싸움이 벌어졌고, 이 와중에 중국 수비수 정타오가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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