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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온라인 쇼핑몰 "카드 수수료 우린 더한데…"

입력
2011.10.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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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 사장 황모(43ㆍ여)씨는 요즘 한숨이 부쩍 늘었다. 작년 11월부터 천연비누를 만들어 인터넷에서 팔고 있는데, 한달 매출이 고작 20만원에 불과하다. 이 중 재료비 10만원과 국민연금 6만7,500원, 카드 수수료 7,700원(3.85%)을 빼고 나면 2만5,000원 남짓 손에 쥔다. 사업 시작 1년이 되는 다음달부터는 건강보험료(7만원)도 내야 한다. 적자 인생이 곧 시작되는 셈이다.

그는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로 전국이 떠들썩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은 3.5%가 넘는 고율의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는데도 논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카드사들이 영세 상인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에 굴복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까지 낮추겠다고 했지만, 사정이 훨씬 더 열악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19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6만개에 육박한다. 한 달에 2,000개 넘게 생겨나고 이 중 98%는 6개월 안에 문을 닫는다. 운 좋게 영업을 이어가더라도 적자를 내거나 월평균 수입이 1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3.5%를 넘는 고율의 카드 수수료는 이들에게 큰 부담이지만, 그간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음식점이나 미용실 등 오프라인 상점들은 카드사와 직접 가맹점 계약을 맺지만, 이들 쇼핑몰은 카드사들이 '실체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카드사들의 불신(不信)으로 탄생한 게 바로 신용카드 결제대행 업체인 PG(Payment Gateway)이다. 카드사들은 PG와만 계약을 맺고 이들을 통해 온라인 쇼핑몰들로부터 카드 수수료를 건네 받는다. 결국 쇼핑몰 업주들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지만, 계약상 카드사들의 가맹점은 쇼핑몰이 아닌 PG인 셈이다.

카드사들이 PG에 적용하는 평균 수수료율은 2% 중반. 비씨카드가 가장 낮은 1.3%, 삼성ㆍ롯데카드가 가장 높은 3.5% 수준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G의 경우 대형 쇼핑몰에서는 2% 미만의 수수료를 받고 중소형 쇼핑몰에선 3.5% 이상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PG가 중소형 쇼핑몰에 요구하는 카드 수수료율은 3.5~4.0%에 이른다. 먹이사슬 구조에서 맨 아래에 위치한 소규모 쇼핑몰들이 막대한 수수료율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쇼핑몰 운영자 황씨는 "카드사가 직접 결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직거래 방법이 충분히 있을 텐데, 오프라인처럼 드러나는 가게가 없다는 이유로 가맹점 계약을 안 맺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카드사들이 인터넷 쇼핑몰은 자신들의 가맹점이 될 수 없다면서도 결국 PG를 통해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런 간접 형태의 가맹점도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G(Payment Gateway)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신용카드 결제, 계좌이체 등을 대행하는 업체. 카드사들이 온라인 쇼핑몰의 실체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PG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있는데, PG는 따로

쇼핑몰과 계약을 맺은 뒤 이들에게서 받은 카드 수수료를 카드사에 전달한다. 이니시스, 삼성올앳, LG U+ 등 2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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