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전만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은 네거티브 전략 구사로 판세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비난하던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도 완전히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가 정책 쟁점을 놓고 논쟁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9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박 후보가 아름다운재단으로 모금 사업을 하면서 행정안전부나 서울시에 모금 단체로 등록한 사실이 없다는 제보가 있다"며 검증팀에 확인을 지시했다. 그는 "아름다운재단 모금액 중 380억원이 기부되지 않고 유보돼 있다는 말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아름다운재단 측은 즉각 "모금단체로 미등록한 사실도, 법률을 어긴 적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은 "2003년 4월 박 후보가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자격으로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임명된 후 아름다운재단 모금액이 6배나 늘었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대꾸할 가치도 없는 헐뜯기"라고 일축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2000년 (박 후보가 주도한) 낙천ㆍ낙선운동이 실제로는 김대중 정부와 결탁한 것임을 고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 캠프도 나 후보의 학력 허위 기재 의혹 등을 제기했다.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법률 포털사이트 오세오닷컴의 나 후보 약력을 보면 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로 기재돼 있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그러자 나 후보 측 안 대변인은 "오세오닷컴에는 박 후보도 영국 정경대학(LSE) 박사 수료로 나온다"며 "사이트 측의 단순 착오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나 후보가 재산 등록 과정에서 700만원으로 신고한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는 최고 8,000만원에서 1억원이며 평균시가도 3,000만원대"라면서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하고 감정서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측은 "23년 전 시어머니가 준 반지까지 시비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논평했다.
우 대변인은 또 나 후보가 부친 소유 학교의 감사 배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연일 제기하면서 "아버지 학교를 감사에서 빼달라고 할 정도의 후보라면 서울시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이 같은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시 나 후보의 언급은) 명백히 청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나 후보는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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