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특허전쟁에서 계속된 패소 판결로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에 모처럼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을 1,000만대 이상 격차로 누르며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은 18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낸 특허침해소송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을 기각했다. 법원은 "표준 기술은 특허료를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프랜드(FRAND) 조항을 지켰을 뿐인데 삼성전자가 이를 특허침해로 왜곡했다"는 애플 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또 "삼성전자가 표준기술을 독점하려 한다는 애플 주장을 기각해달라"는 삼성측 요구는 수용했다.
한 IT특허 전문가는 "앞서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프랜드 조항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통신기술표준 특허주장을 기각했는데 미 법원은 반대결정을 내렸다"며 "삼성전자에겐 매우 고무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독일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 진행된 4건의 특허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1승3패)해 특허전쟁 초반 주도권을 잃은 상태였는데, 이날 미국 법원 판결로 반격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7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2,700만대를 팔아, 글로벌 1위 사업자에 올랐다. 이 같은 판매격차는 당초 시장예상(200만대)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한편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팀 쿡 애플CEO와 2~3시간 가량 별도로 면담했으며 내년까지 부품공급은 그대로 가고 이후 2014년까지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지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양사간 특허전쟁에 대해선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해, 부품협력강화와 별개로 소송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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