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말릭은 과작(寡作) 감독이다. 1973년 '황무지'로 데뷔해 '트리 오브 라이프'까지 5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영화 속 인물을 통해 당대의 사회상을 조명하고, 인물 사이의 관계를 빌려 역사를 살펴왔다. 사유하는 듯한 이미지들에 기댄 그의 화법은 대중에게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그의 작품 대부분은 수작으로 여겨진다.
그의 영화 중 '천국의 나날들'(1978)과 '씬 레드 라인'(1998)을 DVD로 만날 수 있다. '천국의 나날들'은 세 남녀의 기이한 애정 관계와 파국을 통해 대공황기 미국 사회와 계급 갈등을 조망한다. 그의 영화 중 서사구조가 가장 명확하고 상업적이다. 전쟁영화 '씬 레드 라인'은 숀 펜과 조지 클루니, 존 트라볼타 등 할리우드 스타가 대거 등장하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통쾌한 승전보로 채색되기 일쑤인, 지리멸렬하고 비인간적인 전장을 서정적으로 그렸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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