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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고맙다, 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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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고맙다, 샬리트'

입력
2011.10.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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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1,027'이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포로 교환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입지가 강화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는 18일 시민들이 이례적으로 하마스의 깃발을 흔들며 고국으로 돌아오는 포로들을 맞았다.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지역인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하마스의 라이벌 정파 파타를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서안지구 주민들이 하마스 깃발을 흔든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서안지구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는 위삼 살라메(32)는 "하마스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며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포로 석방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2008년에도 길라드 샬리트 병장의 석방에 근접한 적이 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차기 수반 후보로 거론되던 마르완 바르구티가 당시 석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바르구티는 이번에도 석방 대상에서 빠졌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하마스가 그간 극단주의적 정책으로 대중의 지지를 잃은 가운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엔 정회원국 가입 신청을 주도하면서 인기를 얻자 하마스가 포로 협상으로 전세를 뒤집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최근 중동지역 미국 교육단체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10대 청소년의 미국 유학을 금지하는 등 강경정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6월 여론조사에서 29%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파타의 지지율 45%보다 훨씬 뒤지는 결과를 얻었다. 하마스는 민주화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어 이미지도 크게 실추된 상태다.

물론 포로교환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포로교환을 통해 서안지역 봉쇄 강화의 명분을 쌓았고 하마스는 또 다른 포로들의 석방을 위해 폭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년간 이스라엘에 투옥됐던 사촌을 둔 한 시민은 "우리는 또 다른 샬리트, 10명의 샬리트를 원한다"며 또 다른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해서라도 더 많은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또 다른 국가는 이집트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 최고위원회는, 자국에서는 평판이 나쁘지만 포로교환을 통해 협상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이집트의 반이스라엘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 무드가 조성되기는 어렵다고 CSM은 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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