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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 안 좋아" 모두가 외면했던 경주마 기적의 17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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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 안 좋아" 모두가 외면했던 경주마 기적의 17연승

입력
2011.10.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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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경주마 미스터파크가 지난 16일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경마 최다연승 기록을 17연승으로 끌어올렸다. 매 경주 10두 안팎의 마필이 참가하는 경마에서 17연승을 달성할 확률을 단순하게 계산하면 100경분의 1이라는 놀라운 수치가 나온다. 이처럼 미스터파크가 승승장구하자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연승을 기록한 경주에서 고삐를 잡았던 일본인 용병 여성기수 아카네는 "경주가 끝나고도 힘이 남아있음을 느꼈다"며 "이렇다 할 추진동작을 하지도 않았는데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명조교사인 김영관 조교사의 체계적인 조교관리를 연승요인의 하나로 꼽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혈통 스포츠'로 불리는 경마에서는 부마와 모마의 능력이 경주마의 능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미스터파크의 부마는 미국산 마필인 엑톤파크로, 2009년 한국으로 수입된 씨수말이다. 미국에서 현역으로 활동할 때의 경주전적은 23전 6승, 2위 4회를 기록했다. 우승평균거리는 1,766m로 단거리보다는 마일급 이상 중장거리에 주로 출주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미스터파크의 모마는 포멀딜이아는 캐나다산 씨암말이다. 경주마 시절 9전 1승을 기록하며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포멀딜의 부마 포멀골드는 1991년 미국 연도대표마와 챔피언마에 선정된 바 있는 블랙타이어페어의 자마다.

결국 미스터파크는 이러한 모계 특성과 부계의 스태미너가 적절하게 조화돼 국내 최다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스터파크는 현재 국내 경마역사를 새로 쓰며 주목받고 있지만 경주마 데뷔 이전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미스터파크는 1세 때 목장주의 친구에게 팔렸는데 포입마(해외에서 수태된 상태로 수입돼 국내에서 태어난 말)인데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지 그는 이 말을 도로 데려다 주고는 환불을 요구했다. 자동차로 치면 리콜을 당한 것이다. 그 후 몇 사람의 마주가 미스터파크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리콜 전력 때문에 외면당했다.

미스터파크가 가진 것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끈기와 악이었다. 미스터파크의 이러한 장점을 우연히 발견한 김영관 조교사가 적극적으로 훈련시키면서 그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 최다 연승기록을 갈아치우며 지금까지 9억원 가량의 상금을 벌어들였으니 환불을 요구했던 첫 마주 입장에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판단착오였다.

미스터파크는 오는 12월 그랑프리 경주에 출주해 같은 포입마로 현재 4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서울경마공원의 에이스갤로퍼와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마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홍성필기자 sp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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