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과 김형곤.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가슴이 뻥 뚫리는 풍자로 고단한 일상을 잊게 해준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언들이다. 20일 밤 12시 30분에 방송하는 MBC 창사 50주년 다큐멘터리 '웃으면 복이 와요'는 '코미디의 황제' 이주일과 '시사코미디의 대가' 김형곤을 중심으로 한 희극인 이야기로 꾸며진다.
세상을 떠난 두 사람이 2011년 서울 한복판에 촌스러운 포스터로, 신비스런 홀로그램으로 다시 우리 앞에 등장한다. 서울 거리 담벼락, 도로, 골목에 이주일의 옛날 포스터가 붙는다. 사람들은 늦은 밤 주점에 모여 오랜만에 보는 이주일의 '수지Q~'를 반가워하며 그를 추억한다. 1980년대 최고 인기 코미디언 이주일이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 전해준 웃음의 의미를 그의 생전 인터뷰와 지인들을 통해 조명한다.
죽을 때까지 웃길 궁리만 했던 김형곤은 날카로운 정치 풍자 코미디 '회장님 우리 회장님'으로 대중의 속을 달래주었다. 아직까지 김형곤을 넘어서는 시사 코미디언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그는 한국 희극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2006년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다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49세에 심장마비로 숨지고 말았다. 국내 코미디언 최초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동포를 대상으로 1인 시사풍자 코미디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내레이션을 맡은 코미디언 김학도가 이주일, 김형곤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성대모사로 그 시절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준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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