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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절정기 맞은 전국의 단풍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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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절정기 맞은 전국의 단풍 명소

입력
2011.10.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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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절정기를 지도에 표시한 분포도의 곡선은 개나리나 철쭉의 개화일 분포가 그리는 곡선과 닮은 듯 다르다. 봄꽃의 곡선이 낭창거리며 북동진하는 데 비해 가을 단풍의 곡선은 가파르게 남서진한다. 주초 설악산을 불태운 단풍의 주 세력권은 백두대간의 준령을 따라 숨가쁘게 남하, 현재 오대산 남쪽 자락을 지나고 있다. 단풍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먼저 날짜를 꼽아 산색을 가늠해본 뒤 떠나자. 원색의 진군은 다음달 중순 해남의 두륜산을 물들일 때까지 계속된다.

▦21일~25일 - 북한산, 속리산, 대둔산, 지리산 뱀사골

골산(骨山)인 북한산의 단풍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백색 암봉과 어우러진 은은함이 돋보인다. 도선사-하루재-백운대피소로 이어지는 코스, 원효능선과 설교벽 사이, 위문에서 용암문에 이르는 구간의 인기가 높다. 지난해 전구간이 열린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힘들이지 않고 울긋불긋한 서울을 즐길 수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02)909-0497.

속리산은 예로부터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힌 수려한 명산이다. 문장대부터 시작된 단풍이 등고선을 따라 내려와 이때쯤이면 법주사 부근을 만산홍엽으로 물들인다. 국립공원 매표소부터 법주사 입구까지 1㎞ 가량의 오리숲 단풍이 압권. 높이 70m, 길이 50m의 금강 구름다리로 유명한 대둔산에서는 기암단애와 불붙는 단풍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043)542-5266, 대둔산도립공원 (063)263-9949.

지리산 북쪽 계곡인 뱀사골의 단풍도 이때 절정을 이룬다. 오룡소, 탁룡소, 병풍소, 간장소를 잇는 깊은 계곡이 붉고 노란 잎으로 뒤덮인다. 뱀사골에서 간장소까지 갔다 돌아오는 왕복 코스(4, 5시간), 성삼재나 피아골에서 출발해 뱀사골에 이르는 코스(각 8시간) 모두 오색 단풍길이다. 지리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 (063)625-8911.

▦26~31일 - 청량산, 계룡산, 가야산, 부석사

청량산은 수려한 경관으로 예부터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린 산이다. 어릴 때부터 이 산을 사랑한 퇴계는 12개 봉우리를 가리켜 “청량산 육육(六六)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이라는 시조 가락을 남겼다. 청량산성을 따라 축육봉에 올라 바라보는 청량산은 단풍 속에 불타오르는 바위 덩어리를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청량산도립공원 (054)679-6653.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도 있듯이 계룡산의 봄과 가을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이곳도 시월 말이 단풍 절정기다. 오리숲이라고 불리는 갑사 진입로, 갑사에서 금잔디 고개로 이어지는 숲, 용문폭포 주위가 빼어나다. 갑사 종무소 (041)857-8981. 가야산 계곡은 가을의 단풍빛이 너무 붉어 물이 붉게 보인다 해서 홍류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인사를 비롯한 19개 명소가 붉은 계곡을 따라 줄지어 있다. 가야산국립공원 (055)930-8000.

한국 전통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부석사는 가을이 되면 낙엽 밟기의 명소가 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황금빛 은행나무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등 뒤로 미술사학자 유홍준이 ‘국보 0호’로 꼽은 소백산맥의 전망이 펼쳐진다. 부석사 종무소 (054)633-3464.

▦11월 1~5일 - 주왕산, 강천산, 내소사

주왕산 단풍은 11월 초 절정을 이룬다. 제1폭포 앞 학소대, 대전사에서 제3폭포로 이어지는 4㎞의 주방천이 단풍객들로 북적인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유명해진 주산지도 빼놓을 수 없는 곳. 물 속에 뿌리를 담근 왕버들이 색색의 잎들을 반사하는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새벽에 찾아가면 물안개 위로 신기루처럼 떠 있는 단풍의 숲을 목격할 수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054)873-0018.

강천산은 600m가 채 안 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하지만 산세는 결코 작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옛날엔 용천산이라 불렸다는데, 이맘때가 되면 용의 몸뚱이가 빨갛고 노란 총천연색이 된다. 평탄한 계곡길을 따라 구장군 폭포까지 다녀오는 데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강천산군립공원 (063)650-1533.

변산반도 내소사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해 단풍과는 거리가 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주문부터 500m 가량의 전나무 숲이 끝나면 단풍나무의 세계가 펼쳐진다. 절에서부터 관음봉, 직소폭포, 쌍선봉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단풍객에게 인기가 많다. 내소사 종무소 (063)581-3082.

▦11월 6~10일 - 내장산, 선운산, 추월산, 적상산

내장산은 단연 단풍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산이다. 과장을 보태면 단풍잎만큼 많은 여행객이 울긋불긋한 등산복으로 산을 물들인다. 내장사 입구 주차장부터 절로 들어서는 길은 핏빛 단풍나무로 아치형 터널을 이룬다. 천왕문 지나 있는 연못에 반영된 가을 내장산은 누구나 달력 사진 속에서 한 번은 봤을 풍광. 내장사 뒤편으로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절경을 이룬다. 내장산국립공원 (063)538-7875.

동백나무로 유명한 선운산은 9월 꽃무릇에 이어 11월 초면 단풍으로 다시 한 번 붉게 물든다. 선운사 입구부터 시작되는 4㎞ 계곡과 마애불이 있는 도솔암 주변의 단풍이 인기 높다. 하연리에서 출발해 청룡산, 낙조대, 천마봉, 도솔암, 선운사 계곡으로 횡단하는 3시간 30분 코스면 선운산 단풍을 넉넉히 즐길 수 있다. 선운사부터 도솔암까지는 노약자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산책로다. 선운산도립공원 (063)563-3450.

덕유산 줄기인 적상산(赤裳山)은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들면 여인의 치마 자락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꼭대기까지 흙으로 덮인 토산이라 정상 부근도 단풍으로 물든다. 덕유산국립공원 적상분소 (063)322-4174. 추월산(秋月山) 또한 산 이름에 가을이 들어 있다. 붉은 산과 담양댐으로 생긴 담양호의 푸른 물빛이 어우러져 원색의 잔치를 벌인다. 추월산관리사무소 (061)382-2469.

▦11월 11~15일 - 두륜산

땅끝 해남의 두륜산에는 가을 소식이 가장 더디게 당도한다. 그래서 단풍 절정기를 놓쳐버린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붉은빛 일색이 아니라 오색의 잎이 조화를 이룬 풍부한 색감이 이곳 단풍의 특징. 특히 병풍을 둘러친 듯한 나지막한 암봉 사이의 대흥사 단풍이 장관이다.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비교적 편하게 가을 산빛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 오르면 울긋불긋한 산자락 아래 다도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두륜산도립공원 (061)530-5543.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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