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고를까,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고를까, 아니면 망고는 어떨까. 슈퍼마켓에서 장 보는 얘기가 아니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는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새 버전의 이름. 망고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 개발한 모바일OS 명칭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애플이 새로 내놓은 OS iOS5를 겨냥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싸움에 MS까지 가세한 글로벌 모바일OS 전쟁은 이제 제2라운드를 맞고 있다.
구글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구글은 19일 안드로이드의 최신판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전 세계에 일제히 공개한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OS를 하나로 합쳤다는 점. 현재의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용(진저브래드)과 태블릿PC용(허니콤)이 따로 있었고, 그러다 보니 앱도 스마트폰용과 태블릿PC용이 따로 개발됐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샌드위치는 둘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하나의 앱만 개발하거나 또는 구입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모두에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모두 적용되는 애플의 iOS5를 겨냥한 포석이다.
IT전문 사이트 'bgr.com'등에 사전유출된 아이스크림샌드위치의 동영상을 보면 이용자환경(UI)도 많이 바뀐다. 우선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을 강화해 퀵 메뉴를 누르면 최근 사용한 앱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으며 크기조절이 가능한 각종 위젯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각종 앱 목록도 기존 가로에서 세로 배열로 바뀌어 화면이 크게 달라진 느낌이다.
구글의 전략무기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는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에 최초 탑재돼 전 세계에 출시된다. 19일 홍콩서 발표될 갤럭시 넥서스는 아이폰4S나 향후 아이폰5를 직접 겨냥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구글 모두 총력전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MS망고
MS의 차세대 OS 망고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옴니아W'를 통해 이달 말 유럽에서 출시된다.
스티브 발머 MS CEO가 "500개의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고 자신한 망고의 무기는 윈도오피스를 품은 모바일 OS라는 점. PC에서 사용하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의 각종 소프트웨어 자료를 그대로 불러와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수정한 자료를 클라우딩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에 저장해 놓으면 나중에 PC에서 그대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업무용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가운 기능이다. MS측은 "애플의 iOS는 PC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망고폰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 iOS나 안드로이드에 비해 낮은 인지도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들이 국내판매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공받는 애플 iOS5
구글과 MS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는 애플의 방패는 지난 13일 전세계에 공개한 iOS5이다. iOS5는 클라우딩(아이클라우드)과 메신저(아이메시지) 기능이 새로 탑재됐고, PC에 접속하지 않아도 자동업데이트 되는 기능도 추가됐다.
일단 시장반응은 좋은 편. 애플에 따르면 iOS5는 공개 5일 만에 2,500만 명이 전송 받아 사용 중이다. iOS5의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 콘텐츠를 보관중인 이용자는 2,000만 명에 이른다. 덩달아 iOS5가 탑재된 아이폰4S도 '잡스'효과까지 더해지며 이날까지 400만 대가 팔렸다.
업계는 iOS와 안드로이드의 싸움으로 전개됐던 1라운드에 비해 망고가 가세한 2라운드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아이스크림샌드위치와 망고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에 달렸다"며 "일단은 안드로이드 진영이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쏟아내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MS도 노키아와 손잡고 내년부터 망고폰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어서 승패를 점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