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점 하나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완성했듯, 작은 섬 하나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미 배우 마릴린 먼로 상징인 왼쪽 뺨 아래 점과 한반도 지도에 표시된 독도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광고(사진) 문구다. 이달 초 인터넷에 게재되며 18일 현재 전체 조회수만 8만여 건에 이르는 이 작품이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미국 워싱턴대와 미네소타대 등에 전시된다.
광고를 만든 이들은 수도권 소재 대학 광고동아리 연합모임 '애드파워'다. 광고인을 꿈꾸는 50여명의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했다. 애드파워 45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현(25·성균관대 경영3)씨는 "1989년 1기 모임이 결성된 후 25기까지 오는 동안 전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며 "선배들이 10여 년 전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출간을 풍자해 일본 국화 벚꽃의 일본어 발음 '사쿠라'를 '싹 구라'로 바꾼 광고를 만든 적이 있다"며 웃었다.
이들은 8월부터 독도광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일본 자민당 보수파 의원 3명이 독도 방문을 위해 입국을 시도하는 등 독도문제가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광고 제작과정은 치밀했다. 우선 5~8명씩 여섯 팀으로 나눠 팀 별 광고시안을 완성했다. 한달 후 회원 의견을 종합해 한 팀의 시안을 골랐다. 시안은 다시 한 달간 디자인과 문구 수정 등을 거쳐 최종 작품 '댓츠 더 포인트'(That's the point)로 탄생했다. 작품은 먼로 얼굴과 북극성을 소재로 한 두 개 버전이다. "그 동안 나온 독도광고들보다 좀 더 외국인들에게 공감 가는 내용을 만들기 위해 생각하다 보니 먼로와 북극성을 주제로 택하게 됐어요." 시안을 만든 주인공 김수혜(22·성신여대 산업디자인3)씨 얘기다.
작품을 인터넷 포털 등에 게재한 이들은 8일 미네소타대 한인학생단체로부터 깜짝 메일을 받았다. 독도의 날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교내행사에 사용할 포스터 등에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애드파워'의 작품을 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미국 대학 내 한인학생단체들 사이에 입 소문이 퍼졌다. 워싱턴대 한인학생단체는 학교신문 광고에 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으며, 유타대 등 다른 2개 대학도 관심을 보였다.
해외홍보용으로 만든 광고지만 국내 행사 등에서 사용하고 싶다는 단체들에게도 배포할 계획이다. 울릉군이 2008년 조례로 정한 독도의 날에 국내외 많은 이들이 '애드파워'의 광고를 접하고 독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독도광고를 만들기 전 이들은 반려동물 유기에 대한 광고를 제작했다. 올해부터 공익광고만 제작해보자는 자신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박재현 회장은 "순수함과 열정이 앞서야 하는 대학 내 동아리인 만큼 기업 아르바이트보단 순수한 마음의 광고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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