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출판계의 최대 화두는 '안철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내년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나온 그의 자서전 등을 묶은 세트 판매까지 등장했고, 저작권 시비로 신간이 판매 중지되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출간된 책들은 '안철수 현상'을 긍정적으로 분석한 내용이 다수다. 이달 초 나온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열다섯의공감 발행)와 이번 주에 나올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메디치미디어)는 '안철수 현상'의 의미를 짚은 책이다. 안 원장의 면면을 15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안철수의 착한 성공> (비전코리아)도 비슷한 유형이다. 안철수의> 안철수> 대한민국은>
안 원장에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 등을 분석한 이 책들의 공통된 결론은 지금 대중은 정치경제적 변혁을 원하지만 마땅한 지도자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안 원장이 보여준 사회적 성공과 높은 도덕성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김현종 메디치미디어 대표는 "현실개혁을 바라면서 기성정치, 사회체제에 대한 불신이 강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인으로 안철수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의 성공 비결을 정리한 자기계발서 <서른 안철수처럼> (북씽크), 안 원장을 비롯해 박근혜, 손학규, 문재인, 정몽준 등 내년 대선 예상 후보들의 행보를 분석한 <안철수 대통령> (소금나무)이라는 책도 나왔다. 안철수> 서른>
'안철수 현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책도 없지 않다. 지난달 말 조갑제닷컴이 펴낸 <박원순과 안철수 그리고 참여연대 연구> 는 안 원장이 뒤늦은 콤플렉스에 사로 잡혀 좌파의 바람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박원순과>
안 원장이 직접 집필 중인 자기계발서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김영사에서 출간된다. 김영사 편집담당자는 "젊은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와 정치ㆍ기업 윤리에 대한 생각을 담을 것"이라며 "개인사를 담은 자서전은 이미 나와있어 신간은 정치ㆍ사회적 메시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2001) (2004) 등 그의 자서전을 낸 김영사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여름부터 이 책을 써왔다.
자서전을 비롯해 안 원장 관련 책들은 출간 뒤 교보문고의 주요 경제경영서 판매대에서 거의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판매 실적이 좋았다. 그가 도덕성, 능력을 갖춘 인재라는 이미지로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후보설이 돌기 시작한 9월 들어서부터는 판매량이 2배 가까이 뛰었다. 김영사는 지난 주부터 자서전 두 권과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이 쓴 <안철수연구소> (2010년)를 묶어 '안철수 3종 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하지만 정작 안 원장은 이 같은 출판 붐을 그리 반기지 않는 듯하다. 김영사 편집자는 "안 원장은 제3자가 쓴 책, 특히 <안철수 대통령> 처럼 자극적인 제목을 붙인 책들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한다"며 "공개 강연, 매체 기고문, 이전 자서전 내용을 발췌해 쓴 책의 저자 중 상당수는 안 원장에게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사는 최근 자서전 내용 등을 발췌해 쓴 <서른 안철수처럼> 출판사에 저작권 문제를 제기했고, 이 책은 다음 주 중 판매를 중단한다. 서른> 안철수>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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