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상대 국가에 진출하거나 진출하려는 양국의 대표 기업 화웨이(華爲)와 월마트로 번지면서 환율전쟁 2라운드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화웨이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윌리엄 플루머 부사장은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 기업 인수를 2건이나 거부했다"며 "미 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포감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말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후 적법 절차에 따라 투자여부를 심사하라"고 촉구했다. 미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군수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시장 진출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2008년 미국 컴퓨터회사 쓰리리프(3Leaf)시스템 등 2개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부당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3대 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의 무선망 확장 사업에 설비를 납품하려다 같은 이유로 승인을 거부당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품의 수입을 아예 보이콧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싱더(胡星斗) 베이징(北京)) 리공(理工)대 교수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미국 진입을 막는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미국이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고 경제를 간섭한다면 또 다른 무역갈등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선 미국 최대 소매유통기업 월마트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월마트는 충칭(重慶)지역 13개 매장이 표준미달 유기농 돼지고기를 판매하다 적발된 뒤 천야오창(陳曜昌) 중국사업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사퇴를 발표하는 등 후폭풍을 겪고 있다. 중국 당국은 296만위안(4억9,3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현지 직원 2명 구속 등 37명을 형사 처벌하는 이례적 중형을 내렸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관계자들은 "월마트 처벌은, 미국의 환율법안 승인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정반대다. 월마트가 최근 5년간 중국에서 21차례나 당국 조사와 처벌을 받은 점 등으로 볼 때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것이다. 류청(劉澄) 베이징 커치(科技)대 경제관리학원 교수는 "월마트의 상습적 불법행위는 중국 진출 외국 기업이 보여주는 나쁜 케이스"라며 "중국 정부가 월마트를 각별히 주목하고 조사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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