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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경찰 13명 국내 파출소 체험/ "한국 순찰차 GPS등 첨단 출동 잦아 행정력은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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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경찰 13명 국내 파출소 체험/ "한국 순찰차 GPS등 첨단 출동 잦아 행정력은 낭비"

입력
2011.10.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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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낮 서울 은평경찰서 대조파출소. 평소 조용하던 이곳이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후끈 달아 올랐다. 경찰의 날(21일)을 앞두고 경찰청 초청으로 모국을 찾은 미국 캐나다 영국 덴마크 볼리비아 등 세계 각국의 한인경찰 13명이 일선 경찰 체험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파출소 현장 체험에 나선 캐나다 토론토경찰청 이송호(45) 경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경찰청 강현우(28) 순경 체험조의 눈에 비친 한국 경찰의 현실을 살펴봤다.

이 경사와 강 순경이 파출소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사무실 전화 벨이 울렸다. 은평구 대조동 201번지 부근의 한 빌라 앞에 정체 불명의 자전거 한 대가 입구를 막고 섰다는 신고. "같이 가실까요." 파출소 소속 권승상(40) 경사가 일어섰다. 두 한인 경찰은 '뭐 이런 일로 출동까지'라는 표정으로 엉거주춤 따라 나섰다.

현장으로 가는 순찰차 안, 아니나 다를까 강 순경이 툭 쏘았다. "호주에서는 이런 경우 바로 컷(cut)합니다. 이게 행정력 낭비죠." 15세 때 이민을 간 터라 한국 말이 유창하다. 7세 때 이민을 가 한국말이 그리 익숙지 않은 이 경사도 "캐나다에서도 집에 들어온 거미를 잡아 달라는 등의 전화가 오는데 이런 경우 접수를 아예 못하도록 돼 있다"며 "결국 시스템의 문제"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머쓱했는지 둘은 "그래도 한국 경찰이 세심하고 배려심이 깊다"며 다시 치켜세웠다.

자전거를 한쪽으로 치운 뒤 다시 돌아온 대조파출소. 두 사람은 경찰 장비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선 권총 첫 발이 무조건 공포탄이라는데 정말이냐"는 강 순경의 질문에 한봉진 파출소장은 "실탄도 보통 3발만 넣고 다닌다"고 했다. "치안이 안정된 덕분에 한국에선 이마저도 쓸 일이 그다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이 경사는 "호주에서는 경찰관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언제든 발포할 수 있다. 최대 30발까지 쏠 수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한국 경찰이 대단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순찰차 위치를 실시간 본부에 전송하고 사건 현장을 표시하는 내비게이션, 위성항법장치(GPS)에도 호기심을 보였다. 강 순경은 "호주는 아직도 차량 라디오에 붙은 무전기를 쓴다"며 "역시 한국은 경찰도 IT경찰"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변호사 자격증까지 보유한 강 순경은 국내 이슈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에선 일선 수사에 대해 경찰보다 더 잘 알지 못하는 검찰이 기소권을 행사한다고 들었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호주에선 전체 범죄의 4% 수준인 살인 등의 강력범죄만 일반검사가 맡고 나머지는 경찰이 수사와 기소를 맡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국민을 최우선시 해 수사권 조정 문제를 보면 다툴 일도 없을 것"이라며 "갈등이 원만히 정리돼 경찰들이 더 일 할 맛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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