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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까지… 수수료 인하 요구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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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까지… 수수료 인하 요구 전방위 확산

입력
2011.10.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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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봉이야. 사실 경기 영향은 더 받고 수수료는 업계 최고(2.7~4.5%)로 내는데, 술 팔고 웃음 판다고 안중에도 없어요." 유흥주점 사장 A씨는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다른 업종들은 힘을 합쳐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관철시켰는데, 눈치만 살피는 자신들의 처지가 딱해서다. 그나마 회원들의 의견과 여론의 추이를 살펴 행동에 나서겠다는 협회의 방침에 실낱 기대를 걸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소비는 줄고, 5~6%에 불과한 마진에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를 1.5%나 떼가니 경영난이 심각합니다."(주유소협회) 전국 주유소 사장들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연다. 협회는 1,500여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이기주의로 비칠까봐 카드 수수료가 기름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된다는 논리를 앞세울 계획이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영세상인들의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지자 가맹점수수료가 업계 최저수준(1.5%)인 주유소들도 18일 실력행사를 밝힌 데 이어, 향락문화ㆍ지하경제의 온상이란 오명 탓에 카드 수수료 인하 공개요구는 생각지도 못했던 유흥업소들까지 들썩이고 있다.

전날 가맹점 수수료를 찔끔 내리겠다는 카드사들의 발표는 속으로만 끓어 오르던 다양한 업종들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더욱이 영세업자가 주축이 된 음식업중앙회는 카드사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18일 수수료를 더 내리라며 예정대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도 인하요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소 7%대에서 최대 30% 가까이 매기고 있어 고리대금이나 다를 바 없는데, 카드사는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비난의 핵심이다.

수수료 인하요구는 카드사를 넘어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금액이 많다고 처리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닌데, 9만원과 10만원 간의 이체 수수료는 갑절이나 차이가 난다. 은행마다 수수료 가짓수가 평균 100개를 넘어 일반 소비자들은 파악도 못할 지경이다.

봇물처럼 터지는 비난에 은행들은 자체 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은행연합회를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타행 ATM 사용 인출, 소액인출, 2회차 이후 인출 등 수수료의 대폭 인하가 예상된다. 은행들은 또 장애인,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ATM 수수료는 물론 창구 수수료까지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증권사들도 불똥이 튈까 걱정하면서 인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주식 매매 수수료는 이미 원가 이하로 받고 있는 업체들이 많지만 좋지 않은 증시 상황이 문제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연말까지 예탁금 이용료율 등 증권사관련 수수료를 내리려고 준비 팀을 운영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전방위로 퍼지는 수수료 인하 요구는 어찌 보면 금융회사의 자업자득이다. 금융권은 그간 손쉬운 수수료 수익으로 몸집을 불렸음에도, 수수료 원가는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 요구가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공학부 교수는 "적절한 선에서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기회로 삼아야겠지만, 성난 여론을 업고 정치권 등에서 무리한 요구를 계속 관철시키려 한다면 자칫 금융부실로 이어져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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