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서초구 내곡동 사저 건립 계획을 접고 퇴임 후에 기존의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되돌아가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이 대통령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함해 (내곡동 사저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및 5부 요인 초청 오찬을 마친 뒤 홍 대표와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 홍 대표가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갈 것을 건의하자 대통령이 이같이 답변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청와대 참모진도 논현동 자택 복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저 터를 다시 물색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지 1,023㎡(309평)에 건축된 논현동 자택은 지층(9.8평) 1층(63평) 2층(26평)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 집과 대지의 가격을 33억 1,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하지만 논현동 자택 복귀를 결정하더라도 경호 문제가 남는다. 청와대 측은 논현동 자택 주변에 이미 3,4층 건물들이 있어서 경호 문제상 부적절한데다 주변 지가가 평당 3,500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이미 배정된 40억원의 예산으로는 100여평밖에 매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경호시설 축소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사저에는 사무실과 경호상황실, 숙소, 주차장, 교육훈련 시설 등이 들어설 2,138∙㎡(648평)의 경호시설 부지가 확보돼 있다. 교육훈련시설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설은 100여평에 모두 수용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의 경우 사무실, 경호상황실, 숙소, 주차장이 228㎡(69평)에 모두 수용돼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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