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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0.3%P 소폭 인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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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0.3%P 소폭 인하 갈등

입력
2011.10.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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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가맹점과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싸움에서 무릎을 꿇은 건 현 정부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양측이 격돌할 때마다 내세운 논리는 서민경제 활성화(가맹점)와 수익 감소(카드사)로 매번 비슷했다. 그간 세 차례의 갈등은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소폭 인하하는 것으로 수습됐는데, 이번에는 가맹점들이 0.3%포인트 인하안을 비난하며 좀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경기 침체와 과당 경쟁으로 자영업자들의 영업 여건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이번 싸움에선 수수료 인하 기준에서도 시각 차가 크다. 카드사들은 연매출을 인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반면, 가맹점들은 업종별 수수료율 격차 해소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17일 카드사들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안을 보면,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업종과 상관없이 현 2.00~2.10%에서 1.80%까지 최대 0.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당초 0.2%포인트 인하를 염두에 뒀지만, 18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생색내기용 수수료 인하에 업주들은 더욱 분노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내놓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자 인하폭을 조정한 것이다.

중소가맹점 범위도 내년 1월부터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렇게 되면 중소가맹점 비중이 현재 전체 가맹점 206만개의 58.8%(121만개)에서 70%(140만개 이상)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연매출 1억2,000만원을 넘는 음식점의 평균 수수료는 2.70%. 내년 1월부터 연매출 2억원 미만까지 중소가맹점 범위에 포함되면 현재 연 1억2,000만~2억원 매출을 기록 중인 음식점들이 수수료율 1.80%를 적용 받는다. 10만원 카드 결제를 했을 경우 수수료가 현재 2,700원(평균 수수료 2.70%)에서 1,800원(1.80%)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음식점 업주들이 주장하는 대로 매출 10만원에서 인건비와 재료비를 제외하고 1만원이 순익으로 남는다고 가정하면, 900원의 혜택은 꽤 큰 금액이 아니냐"고 말했다. 결국 인하폭은 당초 계획보다 키우고, 혜택 받는 대상은 더 늘리는 등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맹점들은 "여전히 카드사들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42만 음식점 주인들의 단체인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서민업종과 반(反)서민업종 간 수수료율 격차가 크므로 이를 줄여 달라는 건데, 연매출로 기준을 삼으면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프장과 백화점, 항공사, 주유소 등 업종은 많게는 조 단위로 연매출을 내는데도 1.5%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반면, 식당과 이ㆍ미용실 등 서민 업종은 순익이 회사원 봉급과 비슷한데 연매출로 인하 기준을 엄격히 삼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신훈 음식업중앙회 정책개발부장은 "연매출 3억원, 월매출 2,500만원인 음식점이라 해도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을 빼면 월 200만~300만원을 버는 게 현실"이라며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돈을 감안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업중앙회는 1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서 ▦서민 업종 가맹점 수수료율을 1.5%로 낮추고 ▦음식업중앙회가 직접 신용카드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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