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올해 고교 1학년 학생을 포함한 고교생 대상 전국학력평가에서 일부 자사고 재학생의 성적이 최상위권 특목고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자사고에 지원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 일부 자사고에서 무더기 미달사태가 발생한데다, 등록금도 일반고의 2~3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 일부 서울 자사고에서는 재학생들이 전학을 감행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학생들이 자사고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올해 경쟁률은 많이 떨어질까, 자사고 입시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서울시교육청과 입시전문 교육기관 하늘교육의 도움말을 받아 자사고 입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자율적 학사운영 및 선발
자율형사립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 10곳과, 각 지역의 학생만을 선발하는 학교 41곳으로 나뉜다. 양쪽 모두 일반고에 비해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전통적인 지방 명문사학으로 분류되던 학교들이 2~3년 사이 나름의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대거 자사고로의 전환을 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별한 전통이나 프로그램도 없이 자사고 전환을 서두른 학교가 적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지원하려는 학교의 수준, 프로그램, 학풍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국단위 학교는 재단 전입금이 10% 이상으로, 추첨식이 아니라 학교에 선발권이 있다. 외고 못지 않게 학교 내신성적에 대한 중요도가 굉장히 높고, 대부분 1단계에서 내신 위주 평가를 통해 2,3배수를 뽑은 후 개별면접을 실시한다. 구체적으로 용인외고의 경우 1단계에서 내신 70점, 서류 30점을 반영해 2배수 학생을 뽑고, 2단계에서 개별면접 40점, 1단계 점수 100점을 합산해 140점 만점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하나고는 1단계 내신 60점, 서류 20점 등 80점 만점으로 2배수 학생을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점수 80점, 면접 20점 등 100점 만점으로 합격자를 가리고 체력검사 결과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내신성적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되는 셈이다.
지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추첨형과 선발형이 섞여 있는데, 서울 광주 전북의 31개 자사고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신 상위 50%(서울) 또는 30%(광주 전북) 이상의 학생이 지원자격을 갖고 이 가운데 추첨을 한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추첨이 전면 폐지되고 학교 내신성적과 서류면접을 통한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변경된다. 자세한 전형 방법은 각 학교 홈페이지나 교육과학기술부 고입정보포털(http://www.highschoo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사고 선호도는 여전
지난해 서울지역 미달사태에도 불구하고 지역단위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는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교육이 서울에서 지난해 4,323명, 올해 1만365명에게 실시한 선호도조사에서 외고 선호도는 34.2%에서 32.1%로 다소 하락했지만, 자사고는 37.1%에서 38.8%로 상승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올해 6월 치러진 고1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구 자사고 H고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2등급 이상 학생 비율이 각각 62%, 72%, 65%로 서울 최상위권 외고 비율인 78%, 80%, 9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달이었던 학교조차 학생들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강남구 일반고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울 외에 광주 대전 부산 경기지역에서도 자사고 1학년 학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은 높았다. 광주 S고는 2등급 이내 학생이 언어 61%, 수리 74%, 외국어 55.5% 등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5대 1을 기록했던 각 학교의 경쟁률은 높아질 전망된다. 특히 서울권 26개 자사고 중 여학생을 모집하는 학교가 공학 4곳을 포함한 7곳에 불과해 자사고를 지원하는 여학생의 합격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류면접 심층 대비해야
추첨식이 아닌 선발식 전형을 치르는 학교에서는 대부분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하는데, 이 면접은 자기주도학습전형 면접으로 제한되는 만큼 교과면접 성격이 아닌 서류면접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일부 고교에서 이 규정을 위반하면서 창의사고력 유형의 교과서 문제를 제출하거나, 영어지문을 활용한 질문을 하는 등 변칙적 면접이 등장했지만 모두 지난해 감사에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자기소개서, 학습계획서에 기재된 내용이 얼마나 충실한지, 심층 질문에 얼마나 진지하게 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또한 오히려 교과 내신에 대한 실질 반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화문제를 푸는 면접을 실시하지 못하는 만큼 실제 당락은 내신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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