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음식점 업주를 비롯한 영세 상인들이 '신용카드 수수료율 1.5%로 일괄 인하'를 주장하며 18일 대규모 집회를 강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10만여 명의 음식점 종사자들이 점심시간에 음식점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직장인들의 점심대란이 우려된다.
사태가 확산되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카드 수수료율을 1.5%로 일괄 인하하는 법을 이번 국회에서 제정할 방침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예정대로 18일 오전11시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7면
카드사들은 이날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현 2.0~2.10%에서 최고 0.3%포인트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또 중소가맹점 범위를 현행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에서 내년 1월부터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음식업중앙회 측은 "연매출을 인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수수료 문제의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며 "음식업종 수수료율을 연매출과 상관없이 항공사와 백화점, 대형 할인점 등 대기업에 적용하는 1.5%까지 낮춰서 일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들이 밝힌 새 기준을 적용하면 그간 중소가맹점 범위에 들지 않았던 연매출 1억2,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 음식점의 경우 최대 0.9%포인트 인하(2.7%→1.8%) 효과를 본다. 하지만 음식업중앙회는 "연매출 2억원이 넘는 음식점도 인건비,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월 수입이 200만~300만원에 불과해 실상 일반 직장인과 별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미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은 "우리나라 신용카드의 경우 할부서비스 등 외상거래보다는 현금과 같은 지불결제 기능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더구나 음식점에서 누가 할부 거래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일시불 결제가 많은 서민업종은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역마진을 감수하고 영세 상인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는 입장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날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현 2.05%에서 대형마트 수준인 1.60~1.80%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카드 측은 "중소가맹점 범위가 확대된 것까지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전체 가맹점의 87%(229만개)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KB국민ㆍ삼성카드는 2.05%에서 1.80% 이하로, 현대ㆍ롯데ㆍ하나SK는 2.10%에서 1.80% 이하로 내리기로 했다. 비씨카드는 신용카드의 경우 2.00%에서 1.80% 이하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인하한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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