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권력을 양분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국가최고지도자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사이의 권력 암투가 심상치 않다.
하메네이는 16일 케르만샤주의 한 대학에서 "먼 미래에 정부를 구성하는 방법으로 의회 시스템이 더 적절하다고 여길 때가 올 것"이라며 "정부가 이슬람 혁명의 경로를 벗어나고 있다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대통령 직선제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이슬람 정치체제를 주제로 문답이 오가던 중 나온 개인적 의견이지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다.
둘은 2009년 대선 때만해도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당시 이란 전역에서 부정선거 규탄시위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하메네이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아마디네자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후 아마디네자드의 개혁파와 하메네이의 보수파 사이에 대 서방관계 등 정치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4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보장관을 경질하려 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정보장관이 핵프로그램에서 강경입장을 고수하자 그의 경질을 요구했지만 하메네이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다. 이 사건 이후 보수파가 장악한 이란 의회와 사법부는 각각 탄핵과 대통령 측근 비리 등을 흘리며 아마디네자드를 압박해 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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