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의 NIE] 한국일보 10월 11일자 '게보린 많이 먹으면 살 빠진다고?' 기사를 읽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의 NIE] 한국일보 10월 11일자 '게보린 많이 먹으면 살 빠진다고?' 기사를 읽고

입력
2011.10.17 12:31
0 0

▦ 기사요약

최근 여학생들 사이에서 진통해열제인 게보린을 이용한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이 약을 다량 복용하면 먹은 것을 전부 토하고 설사하게 돼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병원에는 게보린 7알을 먹고 의식이 흐려진 여학생이 실려오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의사 등 전문가들은 "약을 한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장기 남용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살 빼려고 약을 먹으면 탈수증세만 유발할 뿐"이라며 부작용을 경고했다.

▦ 용어 설명

-아세트아미노펜=진통 및 해열 효과가 뛰어나 발열이나 통증, 두통을 가라앉히는 데 쓰이는 성분이다. 인체 내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합성을 방해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허용된 용량보다 많이 복용할 경우에는 간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

▦ 나의 생각

최근 청소년들이 살을 빼는 방법으로 위험한 '게보린 다이어트'를 선택한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여중생이 게보린 7알을 먹고 의식이 흐려져 병원에 실려갔다는 한국일보 기사를 읽고 나니 청소년들의 다이어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게보린 다이어트'가 청소년들 사이에 얼마나 널리 퍼져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기사에 나온 내용 외에도 부작용 사례가 많이 나와 있었다. 게보린을 한꺼번에 5~7알씩 복용하면 설사와 구토를 유발해서 단기간에 살이 2㎏ 이상 빠진다는 게 이 다이어트의 원리인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해서 살을 빼려는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내 또래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이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서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살이 찌거나 키가 크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닌 친구인데도 스스로 살이 쪘다고 생각하면서 다이어트를 할 생각에 빠져있는 친구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친구들이 여고생이 되면, 아니 혹은 그 이전에라도 '게보린 다이어트'와 같은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살이 찌는 게 걱정되면 적게 먹고 운동을 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데 이상한 편법을 먼저 떠올린다는 것이 큰 문제다. 학생들 사이에선 각종 건강식품은 물론이고 커피, 양파, 바나나 다이어트에 심지어 당근, 양배추, 양파, 토마토, 피망, 샐러리 등 6가지 채소를 끓여먹는 '마녀수프 다이어트'라는 방법까지 나돌고 있다.

비교적 위험하지 않고 검증된 다이어트 방법을 택하더라도 욕심이 지나쳐 무리하게 단기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려다 부작용을 경험하는 예도 많다.

내가 아는 한 대학생 언니는 음식을 아주 적게 먹고 운동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하면서 한의원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 받아 먹고 있는데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왜 이토록 위험한 방법까지 동원해서라도 살을 빼려고 하는 것일까? 살을 빼려는 목적을 물어보면 누구나 다 예뻐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어느 누구도 건강한 삶을 위해서 살을 뺀다고 답하지는 않는다. 다이어트에 목매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여학생이다. 남학생들은 멋진 외모를 가꾸려 살을 빼진 않는다. '식스팩'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말이다.

여학생들이 날씬해지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두렵고, 날씬하고 예쁘다며 주목을 받는 친구는 부럽기 때문이다. 또 살이 찌면 친구를 사귀는 데에도 불리할 수 있고, 특히 마음에 드는 이성 친구를 사귀기는 더더욱 힘들다.

이렇게 여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TV와 같은 매스컴에서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우상인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마른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주위에서는 그런 외모를 칭찬한다. 같은 능력을 지닌 경우에도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우선이라는 얘기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는 표준 체형이 건강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아무리 해봐야 곧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게보린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약물의 부작용이 위험하다고 100번 1,000번 경고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정재희(서울 역삼중 1학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