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전체 매출액의 12%인 1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TX, 현대자동차, OCI(옛 동양제철화학) 등은 20%를 넘었으며,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컸다. 따라서 일감 몰아주기가 총수 일가의 재산 증식에 악용되고 있다는 게 공정당국의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국내 43개 대기업집단 소속 1,083개 계열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처음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매출액은 전체 1,201조5,000억원의 12%(144조7,000억원)로 조사됐다. STX(23.49%), 현대차(21.05%), OCI(20.94%)는 20%를 넘었고,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등 5대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액이 전체의 70%(103조원)를 웃돌았다.
총수 지분율이 높고 매출 규모가 작은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총수 일가가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 회사를 재산 증식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비상장 계열사(867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2.59%로 상장사(216개, 8.82%)보다 2.6배나 높았고, 총수가 있는 집단(35개) 비중(12.48%)도 총수가 없는 집단(8개, 9.18%)보다 36% 가량 높았다. 또한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계열사(627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1조원 이상 계열사(161개, 10.05%)의 4배를 넘는 42.36%에 달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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